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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관리

밤에 짖고 방향 못 찾는 늙은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의심해야

밤낮 바뀌고 집안에서 길 잃는 증상 흔해, 조기 발견하면 관리로 진행 늦출 수 있어

메디닉스 정유준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노령견 배회·야간불안, 개 치매 의심 필요
  • 노화로 오인 말고 수의사 진료 받아야
  • 야간 조명·안전한 환경으로 배려 필요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밤에 집 안 복도에서 방향을 잃은 듯 서 있는 노령견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많은 노령견이 밤이 되면 집 안 곳곳을 서성이거나 구석에서 벽을 바라보며 멈춰 선 모습을 보인다. 보호자들은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의학계에서는 이런 행동이 흔히 개 치매로 불리는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람의 치매처럼 뇌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며 나타나는 질환이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뇌 노화가 진행되면서 기억력과 학습 능력, 공간 지각력이 점차 떨어지는 질환이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이 질환은 사람의 알츠하이머병과 병리학적으로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품종이나 크기와 관계없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방향 감각을 잃고 익숙한 집 안에서도 길을 헤매는 지남력 장애다. 늘 다니던 산책로에서 멈춰 서서 움직이지 못하거나, 문이 아닌 벽 쪽으로 걸어가 부딪히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가구 사이에 갇힌 듯 서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도 흔히 관찰되는 특징으로 꼽힌다.

수면 습관 변화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낮에는 대부분 잠을 자다가 밤이 되면 갑자기 활발해져 짖거나 낑낑대며 배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밤낮이 뒤바뀌는 현상으로, 보호자의 수면까지 방해할 정도로 심해지기도 한다. 이런 야간 불안은 단순 스트레스가 아니라 뇌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밤에 거실을 서성이는 노령견의 모습

야간에 배회하는 증상은 개 치매 신호일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보호자나 다른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 방식이 달라지는 것도 주요 증상이다. 예전에는 반갑게 맞이하던 반려견이 무관심해지거나, 반대로 갑자기 과도하게 매달리기도 한다. 대소변을 잘 가리던 개가 실내에서 배변 실수를 반복하는 것 역시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된 변화로 알려져 있다.

활동량과 반응성 변화도 살펴야 한다. 장난감이나 간식에 보이던 관심이 줄고,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느려지거나 아예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이유 없이 서성이거나 제자리를 맴도는 반복 행동을 보이는 개도 있어, 평소와 다른 행동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노화 과정과 겹쳐 보이기 쉽다는 점이다. 다리에 힘이 빠지고 반응이 둔해지는 것을 단순한 근력 저하로만 여겨 병원 방문을 미루는 보호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변화를 발견하면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관절염 통증, 신장질환, 갑상선 기능 이상, 시력이나 청력 저하, 종양성 질환 등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을 먼저 배제해야 한다. 혈액검사와 신체검사, 행동 관찰을 종합적으로 시행하며, 다른 원인이 발견되지 않을 때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을 의심하게 된다.

동물병원에서 노령견을 진찰하는 수의사

정확한 진단 위해 다른 질환부터 배제해야 [그림=메디닉스DB]

아직 완전히 되돌리는 치료법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관리를 통해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규칙적인 산책과 놀이로 뇌를 자극하고, 가구 배치를 자주 바꾸지 않아 익숙한 환경을 유지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항산화 성분이 포함된 식이 관리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필요하면 수의사 판단에 따라 인지 기능 개선을 돕는 약물이나 보조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사람이 먹는 치매약이나 수면 관련 약물을 임의로 반려견에게 먹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 선택은 반드시 반려동물을 직접 진료한 수의사와 상담을 거쳐야 한다.

노령견을 키운다면 밤에 안전하게 오갈 수 있도록 조명을 켜 두고, 가구 모서리에 부딪히지 않도록 배치를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배변 실수가 잦아졌다면 패드를 넓게 깔고, 익숙한 냄새의 담요나 장난감을 곁에 두어 안정감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와 다른 행동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갑자기 심해진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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