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잠이 오지 않아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지만, 약을 먹은 다음 날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한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면제는 불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복용 전후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흔하게 보고되는 부작용은 낮 동안의 졸림과 어지럼증이다. 약효가 다음 날 아침까지 남아 있으면 운전이나 기계 조작 중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고, 두통이나 입마름, 속쓰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지만 계속되면 복용량 조절을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일부 수면제는 수면 중 이상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다. 잠든 상태에서 냉장고를 뒤져 음식을 먹거나 문자를 보내고, 심한 경우 운전대를 잡는 등 본인이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증상은 벤조디아제핀 계열과 비벤조디아제핀 계열 성분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어 가족의 관찰이 큰 도움이 된다.
기억력 저하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작용 가운데 하나다. 약을 먹고 잠들기 전후에 있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이른바 전진성 기억상실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술과 함께 복용했을 때 이런 증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수면제를 복용하는 날에는 음주를 피하고 약을 먹은 뒤에는 곧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안전하다.

복용 다음날 멍하거나 기억이 끊기는 경우도 있어 [그림=메디닉스DB]
고령자는 수면제 부작용에 더욱 취약한 편이다. 약효로 인해 근력과 균형감각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면서 밤중에 화장실을 오가다 넘어져 골절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된다. 관련 학회에서도 노인 환자에게는 가능한 한 저용량으로 시작하고 낙상 위험을 함께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과 의존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같은 용량으로는 잠이 잘 오지 않아 스스로 복용량을 늘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부작용 위험을 키울 뿐 아니라 갑자기 약을 끊었을 때 불안감과 불면이 오히려 심해지는 반동 현상을 부를 수 있다. 복용을 중단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서서히 줄여가야 한다.
다른 약물이나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나 신경안정제처럼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약과 수면제를 함께 먹으면 호흡이 느려지거나 의식이 처지는 상태로 이어질 수 있어 복용 중인 다른 약을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특히 알코올과의 병용은 호흡억제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부나 수유부, 간이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수면제 성분이 체내에 오래 머물 수 있어 더욱 세심한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우울증이나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기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복용 전 자신의 기저질환을 의사에게 빠짐없이 알려야 한다.

기저질환 있다면 복용 전 의료진과 상담 필요 [그림=메디닉스DB]
수면제를 먹은 뒤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거나, 낮 동안 극심한 졸림과 무기력감이 계속된다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처방한 의료진과 먼저 상담하는 것이 우선이다. 임의로 복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약과 섞어 먹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증상이 나타난 시점과 상황을 기록해두면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
불면증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생활습관에 있는 경우도 많은 만큼, 약물 치료와 함께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지키는 등 비약물적 관리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수면제는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켜 필요한 기간에만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수면제 부작용을 줄이려면 복용 후 곧바로 불을 끄고 최소 7시간에서 8시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음주나 다른 진정제 복용은 피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약이 여전히 필요한지 재평가받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