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삐끗한 것처럼 아프다가 엉덩이와 다리까지 저릿한 통증이 이어진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 무작정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지, 아니면 운동을 병행해도 되는지 궁금해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허리디스크라고 해서 무조건 움직이지 않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통증 정도에 맞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제자리를 벗어나 신경을 자극하면서 통증과 저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통증이 뻗치는 방사통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심한 경우 다리에 힘이 빠지는 근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무리한 운동보다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우선이다. 전문가들은 완전히 누워서만 지내는 절대안정은 오히려 근육을 약화시키고 회복을 늦출 수 있어 권하지 않으며, 통증이 덜한 자세를 찾아 짧게라도 몸을 움직이는 것을 권장한다.
급성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뒤에는 걷기가 가장 부담이 적은 운동으로 꼽힌다. 평평한 길을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해 통증이 없으면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이 안전하다. 걷는 동안 허리를 곧게 펴고 보폭을 크게 하지 않는 것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 [그림=메디닉스DB]
허리와 배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코어 운동도 함께 병행하면 좋다. 엎드린 자세에서 상체를 서서히 들어 올리는 신전 운동이나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버티는 플랭크 자세는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을 키워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짧은 시간부터 시작해 몸 상태를 보며 강도를 높여야 한다.
반대로 피해야 할 운동도 분명하다. 상체를 반복해서 들어 올리는 윗몸일으키기나 허리를 앞으로 심하게 숙이는 동작, 무거운 무게를 들며 허리를 비트는 운동은 디스크에 압력을 더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골프나 볼링처럼 허리를 회전시키는 동작이 많은 운동도 급성기에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과 골반 앞쪽 고관절 굴곡근을 늘려주는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이 부위가 뻣뻣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천천히, 반동을 주지 않고 늘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칭 후에는 통증이 더 심해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물속에서 하는 운동도 자주 추천된다. 물의 부력이 체중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자유형이나 배영처럼 허리를 크게 젖히지 않는 영법은 비교적 안전하다. 다만 허리를 과하게 젖히는 평영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력을 이용한 수영은 허리 부담을 줄여줘 [그림=메디닉스DB]
운동 중에는 통증을 신호로 삼아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운동 도중이나 이후에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나 저림이 심해진다면 그 운동은 당장 중단하고 강도나 자세를 바꿔야 한다. 통증이 없다고 무리하게 횟수를 늘리기보다는 조금씩 꾸준히 늘려가는 방식이 안전하다.
평소 생활습관도 허리디스크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래 앉아 있을 때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고,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를 등받이에 붙여 곧게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체중이 늘면 허리에 실리는 부담도 커지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리에 힘이 빠져 발이 걸리거나 대소변을 참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이 심하게 눌린 상태일 수 있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서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 강도와 종류를 상담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