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친 뒤 곧바로 소파에 눕거나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는 일은 흔한 일상이다. 하지만 식사 후 짧게라도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혈당 관리와 신체활동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음식을 섭취하면 탄수화물이 소화되면서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상승한다. 건강한 사람은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혈당이 조절되지만 과식하거나 활동량이 적은 생활이 반복되면 식후 혈당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흰쌀밥이나 면, 빵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한 번에 많이 섭취한 뒤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체중 증가와 대사 건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때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식후 걷기다.
실제로 미국당뇨병학회 학술지 Diabetes Car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식사 후 짧게 걷는 방식이 식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또 한 번에 긴 시간 운동하는 것뿐 아니라 식사 후 나눠서 걷는 방식 역시 혈당 관리에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그렇다고 식사를 끝내자마자 숨이 찰 정도로 달리거나 고강도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가볍게 산책하거나 집 안에서 움직이고 설거지나 정리 등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점심 식사를 마친 뒤 회사 주변을 걷거나 저녁 식사 후 가족과 동네를 산책하는 식으로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이라면 식사 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를 걸어 이동하는 것도 활동량을 늘리는 방법이다.
식후 걷기의 장점은 특별한 장비나 장소가 필요하지 않다는 데 있다. 운동을 별도로 시작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도 하루 세 끼 가운데 한 끼부터 산책을 습관화하면 신체활동을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다.
다만 걷기만으로 혈당이나 체중을 모두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건강을 위해서는 전체 식사량과 탄수화물 섭취량, 수면, 체중, 음주와 흡연 등 생활습관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으로 약물이나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운동 과정에서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 시점과 강도를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루에 한 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만이 아니다. 식사를 마친 뒤 계속 앉아 있기보다 잠시라도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작은 습관을 반복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오늘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파에 앉기 전에 가까운 곳을 가볍게 걸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거창한 운동 계획보다 매일 반복할 수 있는 작은 움직임이 장기적으로는 더 현실적인 건강습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