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요즘 부쩍 자주 넘어지거나 다리가 안쪽으로 휘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소아청소년과 진료 현장에서는 이런 증상으로 내원했다가 혈액검사에서 비타민D 수치가 낮게 나오는 어린이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비타민D는 뼈 성장과 근육 기능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성장기 어린이에게 특히 중요하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고 이를 뼈에 축적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뼈가 단단하게 자라지 못해 성장판 주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기 어린이는 성인보다 뼈 형성이 활발해 비타민D 요구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최근 어린이 비타민D 부족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실내 활동 시간 증가와 야외 신체활동 감소가 꼽힌다. 학원이나 방과후 프로그램에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햇빛을 쬘 기회가 줄었고 외출 시에도 자외선차단제를 자주 사용하는 점이 피부에서 비타민D가 합성되는 과정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다리 근력이 약해져 걷다가 자주 넘어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할 수 있다. 다리뼈가 휘어 보이는 이른바 오자형 다리나 성장 속도가 또래보다 더딘 경우도 관찰될 수 있다. 이밖에 잦은 감기나 감염, 밤잠을 설치는 수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성장기 다리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아청소년과에서는 혈중 25하이드록시비타민D 농도를 측정해 결핍 여부를 판단하는데 수치가 낮게 나오면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가진단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린이의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함께 적절한 야외활동을 통한 햇빛 노출을 권고하고 있다. 하루 중 자외선이 강하지 않은 시간대에 짧게라도 손과 얼굴을 햇빛에 노출시키는 것이 비타민D 합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장시간 노출은 피부 건강을 고려해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으로는 고등어나 연어 같은 기름진 생선, 달걀노른자, 버섯류, 비타민D가 강화된 우유나 유제품 등이 비타민D 섭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편식이 심하거나 채식 위주 식단을 유지하는 어린이라면 비타민D 섭취량이 부족해지기 쉬워 식단 구성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생선과 달걀 등 식품으로 비타민D 보충 [그림=메디닉스DB]
시중에는 어린이용 비타민D 보충제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전문의 상담 없이 임의로 장기간 고용량을 복용시키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몸에 축적될 수 있어 과다 섭취 시 오히려 고칼슘혈증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과 겨울철에는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비타민D 부족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나 추운 계절에는 야외활동이 어려운 만큼 음식이나 필요시 보충제를 통해 부족분을 보완하는 방법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다.
평소 아이가 자주 넘어지거나 다리 모양에 변화가 보이고 또래에 비해 키 성장이 더디다고 느껴진다면 지나치지 말고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해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야외에서 몸을 움직이게 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챙기는 습관이 비타민D 부족을 예방하는 데 기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