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나 등에 옷이 스칠 때 유난히 따갑고 화끈거리다가 며칠 뒤 작은 물집이 모여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할 수 있다. 처음에는 근육통이나 피부 자극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한쪽 부위에 통증과 발진이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를 일으킨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나이가 들거나 질환과 치료의 영향으로 면역기능이 약해지면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대상포진을 진단할 수는 없다.
증상은 물집이 생기기 전부터 시작될 수 있다. 특정 부위의 저림과 가려움, 통증이 먼저 나타난 뒤 붉은 발진과 수포가 생기는 식이다. 몸통에서는 왼쪽이나 오른쪽 한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얼굴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발진의 위치와 통증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은 항바이러스제의 적절한 시작 시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발진이 나타난 뒤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할 때 효과가 가장 크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물집이 충분히 퍼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의심되는 변화가 생기면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이미 며칠이 지났더라도 치료가 불필요하다고 스스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의료진이 병변과 전신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눈 주변이나 코에 발진이 생기고 눈이 아프거나 시야가 흐려진다면 더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눈을 침범한 대상포진은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기능이 크게 저하된 사람도 합병증 위험을 고려한 빠른 평가가 중요하다. 남아 있던 연고나 다른 사람의 약으로 먼저 버티기보다 현재 병변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가 나았다고 통증까지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발진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합병증이다.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전기가 오는 듯 아프고, 가벼운 접촉에도 불편할 수 있다. 통증이 수면이나 일상을 방해한다면 피부 회복 여부와 별개로 평가와 조절이 필요하다.
물집이 있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수두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이 감염되면 대상포진이 아니라 수두가 발생할 수 있다. 병변을 덮고 긁거나 만지는 일을 줄이며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다. 수포가 딱지로 덮일 때까지 수두 면역이 없는 임신부나 면역저하자와의 접촉에도 주의해야 한다.
예방접종은 대상포진과 관련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지만, 현재 발생한 발진을 치료하는 주사는 아니다.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더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어 나이와 면역 상태, 접종 이력을 바탕으로 상담할 수 있다. 한쪽 피부의 낯선 통증이 물집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피고,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진료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