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을 하다가, 혹은 세안 중 무심코 목을 쓰다듬다가 작지만 단단한 멍울이 만져져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별다른 통증이 없어 넘어가기 쉽지만, 이런 우연한 발견이 갑상선암을 초기에 찾아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목에 잡히는 멍울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정확히 확인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갑상선은 목 앞쪽, 목젖 아래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신진대사와 체온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크기가 작고 피부 바로 아래에 있어 결절이 생기면 비교적 손으로 만져지기 쉬운 편이다. 이 때문에 다른 장기의 종양보다 상대적으로 조기에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갑상선에 생기는 결절, 즉 멍울은 매우 흔하게 나타나며 이 중 대다수는 양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는 갑상선암으로 확인되기도 하는 만큼, 단순히 만져진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성질을 감별하는 과정이다.
자가 진단의 방법으로는 거울 앞에서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힌 뒤 물을 삼키면서 목 앞쪽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식이 흔히 소개된다. 삼키는 동작에 따라 목 피부 아래에서 함께 움직이는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갑상선 부위에 생긴 멍울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참고 수준일 뿐 확진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물 삼키며 목의 움직임을 살피는 자가 확인 방법 [그림=메디닉스DB]
갑상선암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멍울이 커지면서 목소리가 쉬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고, 드물게는 호흡이 답답한 느낌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결절이 주변 신경이나 기도, 식도를 누르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은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젊은 시절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거나 가족 중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뚜렷한 위험요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목에서 멍울이 만져져 병원을 찾으면 우선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결절의 크기와 모양, 경계, 내부 특성 등을 살펴보게 된다. 초음파에서 악성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이면 가는 바늘로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세침흡인검사를 추가로 진행해 양성과 악성 여부를 감별한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대체로 진행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방치해도 되는 것은 아니며, 크기가 커지거나 주변 조직을 침범하기 전에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치료 범위와 이후 경과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의 의미가 크다.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 결절의 성질을 확인하는 과정 [그림=메디닉스DB]
진단 결과에 따라 크기가 작고 저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정기적인 추적 관찰만 시행하기도 하며,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적 절제나 이후 방사성요오드 치료 등이 고려된다. 구체적인 치료 방향은 결절의 크기와 위치, 세포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하게 된다.
건강검진 항목에 갑상선 초음파를 포함하는 경우가 늘면서 무증상 상태에서 우연히 결절이 발견되는 사례도 많아졌다. 대한갑상선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인 갑상선암 선별검사를 권고하지는 않지만, 목에 이상이 느껴지거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검사를 받아보도록 안내하고 있다.
평소 세안이나 목욕을 할 때 목 앞쪽을 가볍게 쓸어보며 멍울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연히 멍울이 만져졌다면 크기가 작더라도 2주 이상 방치하지 말고 이비인후과나 내분비내과를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소리 변화나 삼킴 곤란이 함께 나타난다면 더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