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가 저녁마다 얼굴이 빨개지도록 울고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당기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밤잠을 설치기 마련이다. 이런 배앓이, 이른바 영아산통 증상 탓에 온라인에서 신생아유산균을 검색해 보는 보호자가 많다. 하지만 신생아에게 유산균을 먹여도 되는지,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다.
신생아는 태어날 때 무균에 가까운 장을 갖고 있다가 모유나 분유, 주변 환경과 접촉하며 서서히 장내세균총을 형성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아직 잡히지 않아 가스가 잘 차고 트림이나 방귀를 자주 뀌며 배앓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전문가들은 생후 3~4개월까지는 이런 소화기 미숙 증상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유산균, 즉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도움이 되는 살아있는 균을 보충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성인용 제품과 달리 신생아용으로 나온 제품은 균주 종류와 함량을 낮춰 만든 경우가 많지만, 모든 제품이 영유아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균주에 따라 작용 방식이 다르고 신생아 대상 연구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균주도 있다.
배앓이 완화를 위해 유산균을 먹였다는 후기가 온라인에 많지만, 관련 학회와 보건당국은 아직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임상 연구에서 특정 균주가 배앓이로 우는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보고가 있는 반면,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존재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성분표 확인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그림=메디닉스DB]
따라서 아기가 자주 보챈다고 해서 곧바로 유산균부터 찾기보다는 배앓이의 원인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수유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경우, 수유 자세가 잘못돼 공기를 많이 삼키는 경우, 우유단백 알레르기나 위식도역류, 변비 등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모유를 먹는 아기와 분유를 먹는 아기는 장내세균 구성 자체가 다르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모유에는 아기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성분이 들어 있어 특정 균이 우세하게 자라는 반면, 분유를 먹는 아기는 상대적으로 균 구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이 때문에 수유 방식에 따라 유산균 급여 필요성을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생아용 유산균 제품을 고를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나 신고 절차를 거친 제품인지, 표시된 균주명과 보장 균수가 명확히 적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당류나 첨가물이 과도하게 들어간 제품, 보관 방법이 까다로운 제품은 신생아가 먹기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생후 몇 개월 되지 않은 아기에게 새로운 제품을 먹이는 결정은 부모 혼자 내리기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한 뒤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미숙아로 태어났거나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아기,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아기라면 유산균 성분이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상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가 우선 [그림=메디닉스DB]
유산균을 먹이기로 했다면 처음에는 소량부터 시작해 아기의 대변 상태나 피부 반응, 컨디션 변화를 며칠간 관찰하는 것이 안전하다. 갑자기 설사가 심해지거나 발진,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섭취를 중단하고 병원에 문의해야 한다.
배앓이 자체는 대개 생후 4~6개월을 지나면서 아기의 소화기와 신경계가 발달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그 전까지는 수유 후 트림을 충분히 시키고, 배를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해주거나 따뜻한 물수건으로 배를 감싸주는 방법 등 비약물적인 방법을 먼저 시도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아기가 하루 3시간 이상, 주 3일 이상 지속적으로 심하게 울거나 체중이 잘 늘지 않고 구토, 혈변, 고열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배앓이가 아닐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신생아유산균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 정확한 원인 파악과 전문의 상담이 우선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