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전국 곳곳에서 가을 마라톤 대회 일정이 이어진다. 무더위가 한풀 꺾인 이맘때는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준비 없이 대회에 참가했다가 무릎이나 발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초보 러너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부상 없이 완주하려면 훈련량과 신체 신호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을철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다는 점부터 유의해야 한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훈련할 경우 체온이 충분히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뛰기 시작하면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 5분 이상 가볍게 걷거나 제자리에서 무릎을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몸을 데우는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초보 러너에게 가장 흔한 부상 부위는 무릎과 발목이다. 평소 운동량이 적은 상태에서 갑자기 달리기 거리를 늘리면 무릎 앞쪽 통증이나 정강이뼈 주변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관련 학회는 초보자의 경우 주간 훈련량을 한 번에 10% 이상 늘리지 않는 것을 권고한다. 급격한 거리 증가는 근골격계에 누적된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발 선택도 부상 예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발볼이 맞지 않거나 쿠션이 닳은 운동화를 신고 장거리를 달리면 발바닥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그대로 전달된다. 러닝화는 평소 신는 신발보다 반 치수 정도 여유 있게 선택하고, 밑창이 눈에 띄게 닳았다면 대회 전에 교체하는 것이 좋다.

달리기 전후 스트레칭은 부상 예방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대회를 앞두고 훈련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계획도 중요하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다면 걷기와 달리기를 번갈아 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회 2~3주 전부터는 훈련량을 줄이며 몸을 회복시키는 기간을 갖는 것이 완주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수분 섭취 습관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기온이 낮아졌다고 해서 땀 배출량이 적은 것은 아니어서, 장거리를 달리는 동안에도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대회 당일에는 급수대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고, 평소 훈련에서 마셔보지 않은 보급식을 갑자기 시도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달리기 후 스트레칭도 부상 예방에 중요한 과정이다. 훈련이나 대회를 마친 뒤 종아리와 허벅지, 엉덩이 근육을 천천히 늘려주면 근육통을 줄이고 다음 훈련을 위한 회복을 돕는다. 얼음찜질은 무리한 훈련 뒤 붓기나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에 15~20분가량 적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증을 참고 계속 달리는 습관은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달리는 도중 무릎이나 발목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고 상태를 살펴야 한다. 휴식 후에도 통증이 반복된다면 무리해서 훈련을 이어가기보다 며칠간 달리기를 쉬며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거리 달릴 땐 갈증 전에 조금씩 수분 보충 [그림=메디닉스DB]
평소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체 근력이 부족하면 달리는 동안 무릎과 발목이 받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스쿼트나 런지 같은 동작으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함께 강화하는 것이 좋다. 코어 근육을 단련하면 달리는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대회 당일에는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처음 출전하는 대회라면 완주 자체를 목표로 삼고 초반에 무리해서 속도를 내지 않는 편이 좋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전날 충분히 잠을 자지 못했다면 무리하게 참가하기보다 대회 참가 여부를 다시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달리기 도중 부상을 입었을 때는 무리하게 참거나 자가 진단으로 넘기지 말고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부기와 열감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회복 기간에는 무리한 재복귀보다 단계적으로 훈련량을 늘려가는 것이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