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걷는 시간은 적지 않은데 막상 운동할 시간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최근 국내 성인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총량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신체활동을 하느냐가 건강 상태와 연관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PLOS ONE에 2026년 6월 게재된 연구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2021년 자료를 이용해 만 20~79세 한국 성인 3만2005명의 신체활동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활동을 여가시간 신체활동, 이동을 위한 신체활동, 직업 관련 신체활동으로 나눠 주당 활동시간과 스스로 평가한 건강 상태의 관계를 살폈다.
분석 결과 전체 대상자의 46.3%가 주당 150분 이상의 신체활동 기준을 충족했지만 30.8%는 일주일간 신체활동이 10분 미만인 비활동군으로 분류됐다. 활동하는 사람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걷기나 자전거 등을 포함한 이동 목적의 신체활동이었다. 비활동군을 제외한 사람의 59%에서 이동 활동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건강 상태와의 연관성이었다. 운동이나 스포츠, 여가 목적의 활동시간이 늘어날수록 자신의 건강을 좋다고 평가할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반면 통근이나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동은 상대적으로 약한 연관성을 보였고 직업 과정에서 이뤄지는 신체활동은 같은 패턴을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진은 신체활동을 단순히 한 덩어리로 평가하기보다 활동이 이뤄지는 환경과 목적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하루 종일 서 있거나 많이 움직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별도의 운동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점도 시사한다. 업무 중 반복되는 동작이나 장시간 서 있기, 충분한 회복 없이 이어지는 신체 부담은 공원 산책이나 조깅, 자전거 타기와 같은 여가 활동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에서도 직업 활동의 건강 효과는 근무환경과 사회경제적 요인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단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상에서 운동을 시작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긴 시간을 확보할 필요는 없다. 퇴근 후 가까운 공원을 걷거나 점심시간 일부를 산책에 활용하는 것처럼 생활 속에서 반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평소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면 무리하게 속도나 거리를 늘리기보다 걷는 시간을 서서히 늘리는 방식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국내 성인의 신체활동 부족은 주목할 만하다. 연구에 인용된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국 성인의 신체활동 부족률은 연령 표준화 기준 56.5%로 세계 추정치 30.8%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한국인의 신체활동 특성을 고려한 건강 증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을 위해 반드시 격렬한 운동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동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걷는 것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신체활동 시간을 생활 속에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가까운 공원을 규칙적으로 걷는 작은 습관이 현실적인 건강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