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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응급실 손상 비중 10년 새 3배 증가

고령자 낙상 절반 가까이 집에서 발생, 거실·화장실·침실 환경 점검해야

메디닉스 정동현기자|입력 |조회 0
80세 이상 응급실 손상 비중 10년 새 3배 증가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고령층의 낙상이 개인의 부주의로만 보기 어려운 중요한 건강 문제로 떠올랐다. 응급실을 찾는 80세 이상 손상환자의 비중이 10년 사이 약 3배로 증가한 가운데, 고령자 낙상의 절반 가까이는 외부가 아닌 집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이 26일 공개한 ‘2025 손상 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29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손상환자는 총 9만8615명이었다. 이 가운데 23.8%는 입원했고 2.3%는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상환자의 연령 분포에서도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체 손상환자 가운데 8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3.2%에서 2025년 9.5%로 약 3배 증가했다. 응급실을 거쳐 입원한 손상환자의 52.9%는 60세 이상이었으며, 사망환자 중에서는 80세 이상이 22.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전체 손상 원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추락과 낙상으로 40.0%에 달했다. 특히 2025년 낙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2만9065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50.4%로 절반을 넘었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19.9%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15.7%, 60대가 14.8%로 뒤를 이었다.

고령층은 같은 높이에서 넘어지더라도 근육량과 골밀도가 감소한 상태인 경우가 많아 골절이나 머리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실제 낙상환자 가운데 80세 이상이 입원환자에서 차지한 비율은 33.1%, 사망환자에서는 42.5%로 나타났다. 낙상을 단순한 타박상으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주목할 점은 낙상이 익숙한 생활공간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전체 낙상의 45.3%가 집에서 발생했으며, 집 안에서는 거실이 25.1%로 가장 많았다. 화장실이 23.5%, 방과 침실이 22.6%로 뒤를 이었다. 미끄러운 바닥과 문턱, 정리되지 않은 전선, 움직이는 카펫, 어두운 야간 조명 등이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낙상을 예방하려면 거실과 침실의 이동 동선부터 점검해야 한다. 바닥에 놓인 물건과 전선을 치우고 쉽게 미끄러지는 작은 매트는 제거하거나 고정하는 것이 좋다. 화장실에는 미끄럼 방지 장치와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고, 침실에서 화장실로 이어지는 공간에는 야간 조명을 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생활환경 개선과 함께 신체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하체 근력과 균형감각 저하, 시력 문제, 어지럼증, 기립성 저혈압, 여러 약물의 동시 복용은 낙상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 최근 자주 비틀거리거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어지럽고 다리에 힘이 빠진다면 노화로 넘기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할 필요가 있다.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어지럼이나 졸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넘어진 뒤 스스로 일어나기 어렵거나 엉덩이와 허리 통증이 심한 경우, 머리를 부딪친 뒤 구토·의식 변화·심한 두통이 나타난 경우에는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 고령자는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크지 않더라도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낙상은 사고가 발생한 뒤 치료하는 것보다 위험요인을 미리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집 안 환경을 정비하고 근력과 균형 상태, 시력, 혈압, 복용 약물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고령자의 중증 손상을 줄이는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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