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험을 단순한 피로나 컨디션 저하로 넘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실신은 원인에 따라 예후와 필요한 검사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반복되거나 특정 위험 신호가 동반된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은 지난 8월 5일 실신의 진단과 관리에 관한 최신 임상 리뷰를 공개했다. 실신은 일시적으로 뇌에 공급되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의식을 잃는 상태로, 대표적으로 반사성 실신과 기립성 실신, 심장성 실신 등으로 구분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이지만 발생 원인은 서로 다르다.
비교적 흔한 형태는 미주신경성 실신을 포함한 반사성 실신이다. 장시간 서 있거나 더운 환경에 노출됐을 때, 심한 통증이나 긴장 상황에서 혈압과 심박수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의식을 잃기 전 어지럼증과 식은땀, 메스꺼움,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 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회복은 대체로 빠르지만 쓰러지는 과정에서 머리나 얼굴을 부딪치는 등 2차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앉거나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선 직후 어지럽고 쓰러지는 경우에는 기립성 저혈압을 살펴볼 수 있다. 자세가 바뀌면서 혈압을 유지하는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해 뇌혈류가 순간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탈수나 일부 약물, 고령에서 나타나는 자율신경 기능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복된다면 단순히 천천히 일어나는 것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부정맥이나 심장 구조 이상과 관련된 심장성 실신이다. 최근 리뷰에서도 실신 환자를 평가할 때 원인을 구분하고 위험도가 높은 특징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향후 심혈관계 문제를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 진료에서는 쓰러지기 전 상황과 전조 증상, 의식을 잃었던 시간, 회복 과정, 기존 심장질환 여부 등을 확인한 뒤 필요한 검사를 선택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실신 전후로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났거나 의식을 되찾은 뒤에도 혼란이 계속된다면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하다. 의식을 잃은 사람이 빠르게 회복하지 않거나 호흡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응급 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 실신은 비교적 가벼운 원인에서도 발생하지만 일부에서는 심장질환 등 중요한 질환의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이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채 이유 없이 넘어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NEJM 리뷰는 노년층의 설명되지 않는 낙상 가운데 일부에서 실신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으로 넘어지는데 주변 환경이나 근력 저하만으로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다면 혈압과 심장 상태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 번의 실신이 모두 심각한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쓰러졌는지와 함께 반복 여부와 동반 증상을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신이 반복되거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면 단순한 어지럼증으로 넘기기보다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