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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관리

새 고양이 들인 뒤 숨는 기존 고양이 합사 스트레스 살펴야

새 식구 반가움에 가려진 텃세 고양이 스트레스, 냄새 교환과 분리 공간으로 서서히 풀어야

메디닉스 정하준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새 고양이 온 뒤 기존 고양이 행동변화 주의
  • 영역동물 특성상 자원경쟁 스트레스 유발
  • 공간분리 후 점진적으로 합사 진행 필요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소파 밑에 숨어 새로 온 새끼 고양이를 경계하는 성묘의 모습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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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들인 뒤 며칠째 침대 밑이나 옷장 구석에 숨어 나오지 않는 고양이가 있다면 단순한 낯가림으로만 넘기기 어렵다. 다묘가정에서는 새로 온 고양이의 적응에만 신경 쓰다가 정작 원래 살던 고양이가 겪는 합사 스트레스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기존 고양이의 행동 변화를 세심히 살피는 일이 다묘가정 관리의 첫걸음이다.

고양이는 개와 달리 영역 동물의 습성이 강해 낯선 냄새와 소리,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새 고양이가 들어오면 기존 고양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영역과 자원을 나눠야 하는 낯선 침입자가 생긴 셈이다. 밥그릇, 화장실, 숨숨집처럼 익숙했던 자원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는 인식만으로도 만성적인 긴장 상태에 놓일 수 있다.

합사 스트레스의 신호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평소보다 자주 숨거나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식욕이 급격히 줄거나 반대로 폭식하는 경우도 있다. 그루밍을 지나치게 하거나 아예 그루밍을 멈추기도 하며, 화장실이 아닌 곳에 배변하거나 새 고양이를 향해 하악질과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변화가 며칠 이상 지속되면 단순한 적응기가 아니라 스트레스 신호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합사 초기 몇 주간은 두 고양이를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 두는 것을 권장한다. 새 고양이는 별도의 방에서 지내게 하고, 서로의 냄새가 밴 수건이나 담요를 교환해 상대의 존재에 점차 익숙해지도록 하는 방법이 흔히 쓰인다. 냄새를 먼저 받아들이게 하는 과정을 건너뛰고 얼굴을 바로 마주하게 하면 기존 고양이의 경계심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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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교환을 위해 담요를 옮기는 반려인의 모습

냄새 교환으로 서로에게 서서히 익숙해지는 과정 [그림=메디닉스DB]

냄새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문틈이나 안전 게이트, 유리문 등을 이용해 서로를 눈으로 보되 직접 접촉은 하지 않는 단계로 서서히 넘어간다. 이 과정을 서두르면 기존 고양이가 다시 경계심을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조급함은 금물이다. 짧은 노출을 여러 번 반복하며 두 고양이 모두 편안한 반응을 보일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자원 재배치도 중요한 부분이다. 화장실은 고양이 수보다 하나 더 많이 두고, 밥그릇과 물그릇, 스크래처도 집 안 여러 곳에 나눠 배치해 두 고양이가 한 자원을 두고 마주치는 상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화장실을 한곳에만 두면 기존 고양이가 이용을 꺼려 배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공간을 나누는 배려가 필요하다.

수직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캣타워나 선반처럼 높은 곳을 마련해 두면 기존 고양이가 새 고양이를 피해 몸을 숨기거나 상황을 관찰할 수 있는 도피 경로가 생긴다. 페로몬 디퓨저를 활용해 안정감을 주는 방법도 함께 쓰이지만, 이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물리적인 공간 분리와 단계적 노출을 대신할 수는 없다. 억지로 안아서 인사시키거나 서로를 붙여두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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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타워 위에서 새 고양이를 지켜보는 기존 고양이

수직 공간은 기존 고양이에게 안전한 도피처가 된다 [그림=메디닉스DB]

합사에 걸리는 기간은 고양이의 성격과 나이, 과거 경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대한수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수의학 관련 단체는 완전한 합사까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하며 조급하게 결과를 재촉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두 고양이가 같은 공간에서 무관심하게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정도만 되어도 합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방치하면 행동 문제를 넘어 신체적인 문제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 부진이 길어지면 체중 감소나 간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고, 배뇨 관련 스트레스가 방광 질환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알려져 있다. 행동 변화를 단순한 성격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건강 문제와 연결지어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존 고양이가 이틀 이상 물과 사료를 거의 먹지 않거나, 화장실을 완전히 피해 배변을 참는 모습을 보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이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수의행동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합사 계획을 다시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새 식구를 맞이하는 기쁨만큼 이미 함께 살고 있던 고양이의 마음을 살피는 노력이 다묘가정을 지키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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