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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만 조심하면 된다? 포도·건포도 중독, 고양이도 위험 확인

3만여 건 분석에서 고양이 사망률 더 높아, 생과일뿐 아니라 건포도·가공식품 노출도 주의해야

메디닉스 도현정기자|입력 |조회 0
반려견만 조심하면 된다? 포도·건포도 중독, 고양이도 위험 확인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반려동물이 포도나 건포도를 먹는 사고는 흔히 반려견에게만 위험한 문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동물병원 진료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고양이 역시 포도류 섭취 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확인된 사례에서는 개보다 높은 사망률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포도를 직접 급여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빵이나 과자, 말린 과일처럼 포도 성분이 들어간 가공식품까지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영국 응급동물병원과 수의학 연구진은 포도과 식물인 Vitis vinifera 섭취와 관련된 개와 고양이 진료 사례를 대규모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개에서는 3만1425건, 고양이에서는 1030건의 관련 가능성이 높은 사례가 확인됐다. 이 연구는 2026년 8월 19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발표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반려동물이 생포도보다 가공된 형태의 포도류에 더 자주 노출됐다는 점이다. 개에서는 전체 사례의 61.6%, 고양이에서는 65.0%가 건포도 등을 포함한 가공 형태와 관련됐다. 생과일 노출 비율은 개 31.2%, 고양이 31.1%였다. 식탁 위 포도뿐 아니라 건포도가 들어간 빵이나 디저트, 말린 과일 제품 등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사망률에서는 종에 따른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전체 조사에서 개의 사망률은 0.9%였지만 고양이는 11.8%로 집계됐다. 생포도를 먹은 경우에는 가공된 포도류 섭취와 비교해 사망 위험이 개에서 약 3.47배, 고양이에서 약 3.13배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는 과거 진료기록을 이용한 후향적 연구인 만큼 이 수치만으로 개별 반려동물의 위험도를 예측하거나 생포도가 반드시 더 치명적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포도와 건포도가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급성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의학 자료에서는 포도류에 포함된 주석산이 개의 신장 손상과 관련된 주요 독성 물질로 지목된다. 섭취 후 수시간 안에 구토나 설사가 나타날 수 있으며 식욕 감소, 무기력, 복통, 탈수, 심한 갈증 등이 이어질 수 있다. 상태가 악화되면 수일 안에 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모든 동물에게 동일한 양에서 중독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체중과 섭취량, 개체별 민감도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소량을 먹었다고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특히 건포도는 수분이 빠져 부피가 작아진 만큼 한 번에 여러 개를 삼키기 쉬워 보호자가 실제 섭취량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반려동물이 포도나 건포도를 먹었다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먹었는지, 생포도인지 건포도인지, 대략 어느 정도를 섭취했는지를 확인해 가능한 빨리 동물병원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보호자가 임의로 구토를 유도하면 흡인이나 식도 손상 등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지시 없이 시도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위장관에서 독성 물질의 흡수를 줄이는 초기 처치가 생존과 가장 강한 관련성을 보였다. 결국 포도 중독에서는 이미 증상이 심해진 뒤 치료하는 것보다 섭취 사실을 확인한 직후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평소에는 포도와 건포도뿐 아니라 이를 포함한 제과류와 간식, 말린 과일 믹스 등을 반려동물이 닿지 않는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특히 식탁이나 낮은 테이블에 음식을 두는 가정이라면 잠깐의 부주의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반려견뿐 아니라 고양이 역시 포도류 노출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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