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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반려묘 심장 이상, AI 청진기도 놓칠 수 있다

개에서는 심잡음 탐지 성능 보였지만 고양이에서는 대부분 놓쳐, 정기적인 수의학적 청진 중요성 재확인

메디닉스 도현정기자|입력 |조회 0
반려견·반려묘 심장 이상, AI 청진기도 놓칠 수 있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심장질환은 초기에 눈에 띄는 증상이 없을 수 있어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청진기가 동물의 심잡음과 부정맥을 어느 정도 찾아낼 수 있는지를 평가한 연구에서 개와 고양이 사이에 상당한 성능 차이가 확인됐다. 특히 고양이에서는 실제 심잡음 상당수를 놓친 것으로 나타나 기기 결과만으로 심장 상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진은 개 54마리와 고양이 51마리 등 총 105마리를 대상으로 AI 기능이 탑재된 디지털 청진기의 진단 성능을 조사했다. 연구에는 수의심장 전문의와 전공 수의사, 수의과대학 4학년 학생이 참여했으며 필요한 경우 심전도와 심장초음파 검사도 함께 시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8월 5일 미국수의사회저널에 발표됐다.

개에서는 전문 수의사의 평가로 심잡음이 확인된 38마리 가운데 AI 청진기가 33마리를 찾아내 약 87%의 탐지율을 보였다. 수의과대학 4학년 학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고양이에서는 결과가 크게 달랐다. 실제 심잡음이 확인된 고양이 22마리 가운데 AI 청진기가 찾아낸 경우는 2마리에 불과했다. 연구에서 보고된 고양이 심잡음 탐지 민감도는 9.1%였다. 반면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심잡음이 있는 고양이의 약 3분의 2를 찾아냈다.

부정맥 판별에서도 한계가 나타났다. 연구에 사용된 AI 청진기는 개에서 심방세동이 있었던 사례를 모두 찾아냈지만 정상 리듬을 보인 개를 정상으로 분류하지 못하는 문제가 확인됐다. 실제 심방세동이 없었던 여러 개에서도 심방세동이 있다고 판단해 위양성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디지털 청진기가 기록하는 심전도 신호 자체는 활용 가치가 있지만 이를 자동으로 해석한 결과를 독립적인 진단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현재 일부 AI 진단 알고리즘이 사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사람에서 학습한 알고리즘이 개와 고양이의 서로 다른 심장 구조와 심박수, 심잡음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 역시 이번 결과가 모든 AI 청진기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연구에서 사용한 특정 기기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보호자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반려동물의 일상적인 변화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거나 산책을 꺼리고, 안정된 상태에서도 호흡이 빨라지거나 기침이 반복된다면 심장이나 호흡기 문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양이는 질환이 있어도 활동 감소나 숨는 행동처럼 증상이 모호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겉으로 건강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심장질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심잡음 역시 그 자체가 특정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심잡음의 강도와 발생 원인, 동물의 나이와 품종, 동반 증상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 흉부 방사선 검사나 심전도, 심장초음파 등 추가 검사가 시행될 수 있다. 특히 노령 반려동물이나 심장질환 위험이 높은 품종이라면 정기검진 과정에서 심장 청진을 꾸준히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의료 현장에서도 AI 기술의 활용 범위는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새로운 기술이 수의사의 경험과 진찰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진단을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호자 입장에서도 기기의 결과 하나보다 반려동물의 행동 변화와 정기적인 수의학적 검진을 함께 살피는 것이 심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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