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서 천둥소리가 울리자 소파 밑으로 파고들어 몸을 떠는 강아지, 밥그릇 앞에서도 헐떡이며 안절부절못하는 반려견의 모습은 장마철 많은 보호자에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8월 들어 소나기와 뇌우가 잦아지면서 이른바 천둥공포증을 겪는 반려견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고 있다.
천둥공포증은 큰 소리나 진동에 대해 개가 과도한 불안 반응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헐떡임, 몸 떨림, 구석이나 좁은 공간으로 숨기, 낑낑거림, 침을 흘리는 행동, 심한 경우 문이나 가구를 긁거나 물어뜯는 파괴 행동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동물병원 전문가들은 이런 반응이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실제 공포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개는 사람보다 훨씬 예민한 청각을 지니고 있어 천둥소리 자체뿐 아니라 기압 변화나 정전기 같은 미세한 자극도 함께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천둥이 치기 전부터 이미 불안 증세를 보이는 개체도 있어 보호자가 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모든 개가 천둥소리에 같은 정도로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경우도 있고, 어린 시절 큰 소음에 노출된 경험이 없어 소리 자체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노령견이나 이미 다른 불안 장애를 가진 개는 천둥공포증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어두운 구석에 마련한 안전공간이 도움될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천둥공포증을 완화하는 첫걸음은 반려견이 스스로 숨을 수 있는 안전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담요나 방음 커튼으로 감싼 켄넬, 어두운 방 한쪽 구석 등 소음이 덜 들리는 공간을 미리 만들어두면 개가 불안할 때 자발적으로 찾아가 몸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음 자체를 줄이는 물리적 방법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창문과 커튼을 닫아 외부 소리를 차단하고, TV나 라디오, 백색소음기 등을 활용해 천둥소리를 어느 정도 가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는 개가 놀라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의 태도 역시 중요한 변수다. 개가 떨거나 숨을 때 지나치게 호들갑스럽게 위로하면 오히려 그 행동이 불안 반응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차분하고 평온한 목소리로 곁에 있어 주되,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일상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차분한 태도와 보상 훈련이 불안 완화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장기적으로는 둔감화 훈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천둥소리를 녹음한 음원을 아주 낮은 볼륨으로 틀어놓고 개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면 간식으로 보상하는 방식을 여러 날에 걸쳐 반복하면서, 서서히 볼륨을 높여가는 방법이다. 이 훈련은 실제 장마철이 아닌 평소에 미리 진행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압박감을 이용한 보조기구도 일부 반려견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례가 알려져 있다.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형태의 옷이나 밴드는 마치 사람이 담요로 몸을 감싸듯 안정감을 주는 원리로, 개체에 따라 효과 차이가 크므로 착용 후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천둥공포증이 심해 자해에 가까운 파괴 행동을 보이거나 식욕 저하, 구토, 극심한 헐떡임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행동관리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동물병원을 찾아 반려견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필요하다면 수의사와 상담해 항불안 보조제나 처방을 고려하는 것이 안전하다.
장마철에는 산책 시간을 일기예보에 맞춰 조정하고, 천둥이 예상되는 날에는 미리 안전공간과 백색소음 준비를 해두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평소 반려견의 스트레스 신호를 세심히 관찰하고 일관된 대응을 이어가는 것이 소음공포증을 완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