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밤, 갑자기 엄지발가락이 벌겋게 부어오르며 찌르는 듯한 통증에 잠에서 깨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이는 체내 요산 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통풍 발작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맥주와 기름진 안주를 곁들이는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통풍 발작으로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풍은 체내에서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며 생기는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대사질환이다. 혈중 요산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결정 형태로 변한 요산이 관절 주변에 침착되고, 이 과정에서 급격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 극심한 통증과 부종을 유발한다.
여름철 통풍 발작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맥주 소비 증가가 있다. 맥주는 다른 주류에 비해 퓨린 함량이 높은 편이며, 알코올 자체도 요산 생성을 촉진하고 신장의 요산 배출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술은 이뇨작용을 일으켜 체내 수분을 빠르게 배출시키기 때문에 혈액이 농축되면서 요산 농도가 더욱 짙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문제는 맥주와 함께 곁들이는 안주다. 곱창, 삼겹살, 멸치, 조개류, 등 푸른 생선처럼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안주로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고퓨린 식품은 체내 요산 생성량을 단시간에 크게 늘린다. 시원한 술 한잔에 기름진 안주를 곁들이는 여름철 식습관이 통풍 발작을 부르는 대표적인 조합으로 꼽히는 이유다.

고퓨린 안주는 요산 생성을 빠르게 늘릴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무더위로 인한 발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줄면서 혈중 요산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충분한 물 섭취 없이 술자리를 이어가면 탈수와 요산 농축이 겹치면서 관절에 요산 결정이 쌓이기 더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야외 활동이나 운동 후 갈증을 술로 해소하려는 습관도 이런 위험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통풍 발작은 대개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엄지발가락 관절이 가장 흔한 발생 부위로, 붉게 부어오르고 열감이 느껴지며 살짝 스치기만 해도 참기 힘든 통증이 나타난다. 발목, 무릎, 손가락 관절로 번지는 경우도 있으며 증상은 보통 하루이틀 사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며칠에서 길게는 1~2주에 걸쳐 서서히 가라앉는다.
통풍은 중년 남성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만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신장 기능 저하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 중 통풍을 앓은 사람이 있다면 유전적 요인도 함께 작용할 수 있어 평소 요산 수치를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관절 통증이 심하면 병원에서 요산 수치 확인해야 [그림=메디닉스DB]
통풍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요산 수치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관절액 검사로 요산 결정 여부를 살펴본다. 급성기에는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치료가 이루어지고, 이후에는 요산 수치를 꾸준히 낮추는 관리가 병행된다. 방치할 경우 발작이 반복되며 관절 손상이나 신장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음주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맥주는 다른 술보다 퓨린 함량이 높은 만큼 섭취를 자제하고, 술자리에서는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고퓨린 안주 대신 채소나 담백한 음식을 곁들이는 것도 요산 농도 관리에 유리하며, 평소 정기적으로 요산 수치를 점검해보는 것도 예방에 보탬이 된다.
평소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요산 대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만약 엄지발가락이나 다른 관절이 갑자기 붓고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자가진단이나 임의 진통제 복용에 의존하기보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풍은 재발이 잦은 만큼 여름철 술자리 습관을 미리 점검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절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