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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손에 안 잡히고 무기력하다면, 번아웃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의욕저하와 냉소를 단순 게으름으로 오해하기 쉬워, 정서적 탈진 신호 조기에 알아채는 것이 중요

메디닉스 정순현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무기력 지속되면 번아웃증후군 의심해야
  • 정서적소진과 냉소, 효능감저하가 핵심증상
  • 증상 지속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필요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지친 표정으로 책상에 앉아 있는 직장인의 모습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출근이 버겁고, 책상 앞에 앉아도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며 하루 종일 무기력한 기분이 이어진다면 단순히 의지가 부족하거나 게을러진 탓으로만 넘길 일이 아니다. 이런 상태가 몇 주 이상 지속되고 휴식을 취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면 만성적인 직무 스트레스가 누적돼 나타나는 번아웃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질병분류에서 번아웃을 질병이 아닌 직업 관련 현상으로 분류하면서, 만성적인 직장 내 스트레스가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증후군이라고 설명한다. 즉 번아웃은 개인의 성격 결함이 아니라 과도한 업무 환경이 누적된 결과로 나타나는 반응이라는 것이다.

번아웃증후군은 크게 세 가지 특징으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감정적으로 완전히 소진돼 버린 듯한 정서적 고갈, 자신의 업무나 동료, 고객에 대해 냉소적이고 거리를 두는 태도, 그리고 예전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느낌에서 비롯되는 직업적 효능감의 저하가 그것이다.

흔히 무기력한 모습만 보고 게으름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게으름은 애초에 동기나 의욕이 부족한 상태인 반면, 번아웃은 한때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던 사람이 오랜 스트레스 끝에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나타나는 반응에 가깝다. 그래서 정작 본인은 자책하며 더 몰아붙이다가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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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하게 모니터를 바라보며 손을 멈춘 직장인의 모습

예전과 달리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진 모습 [그림=메디닉스DB]

번아웃은 마음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고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피로, 두통, 소화불량, 근육통, 수면장애 등이 대표적이며,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코르티솔 등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신체 전반의 균형을 흐트러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특히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은 직군에서 번아웃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의료진, 교사, 돌봄노동자, 상담직 종사자처럼 타인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감정을 조절해야 하는 직업, 그리고 장시간 근무나 성과 압박이 심한 직장 환경에 놓인 이들이 대표적인 위험군으로 꼽힌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거나 책임감이 지나치게 큰 성격도 취약할 수 있다.

문제는 번아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다. 정서적 소진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다른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도 만성적인 직무 소진 상태를 조기에 인지하고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스로 번아웃 상태인지 점검해 보려면 지난 몇 주간의 감정과 태도를 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전에 즐거웠던 일에도 흥미가 사라졌는지, 동료나 일에 대해 냉소적인 생각이 자꾸 드는지, 노력해도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반복되는지를 살펴보면 자신의 상태를 가늠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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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홀로 앉아 생각에 잠긴 남성의 모습

스스로의 상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림=메디닉스DB]

번아웃 극복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업무량 조정이나 휴식 보장, 동료 간 지지 분위기 등 조직 차원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질 때 회복이 한층 수월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직장 내에서 어려움을 이야기하기 힘들다면 신뢰할 수 있는 상사나 인사 담당자에게 상황을 알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극복을 위해서는 업무와 개인 생활 사이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퇴근 후에는 업무 관련 연락을 최소화하고, 짧더라도 규칙적인 휴식과 수면 시간을 확보하며, 좋아하는 취미나 운동 등으로 에너지를 회복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혼자 끙끙 앓기보다 가족이나 동료에게 상태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무기력감과 의욕 저하가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잦아지고 일상생활과 업무 수행이 눈에 띄게 어려워진다면 방치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번아웃은 초기에 생활 습관 조정만으로도 회복될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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