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한쪽 눈 뒤와 관자놀이가 찌르는 듯 심하게 아프고 눈물까지 흐른다면 단순한 피로나 긴장성 두통으로 넘기기 어렵다. 특히 통증이 수십 분에서 몇 시간 동안 이어졌다가 사라지고,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비슷한 시간대에 반복된다면 군발두통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군발두통은 통증 강도가 매우 높은 일차성 두통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군발두통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한쪽 눈 주변에 집중되는 극심한 통증이다. 통증은 눈 뒤나 관자놀이에서 시작해 이마와 얼굴 쪽으로 퍼질 수 있으며 타는 듯하거나 찌르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통증은 빠르게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한 번의 발작이 대체로 15분에서 3시간 정도 지속될 수 있다.
두통과 같은 쪽 눈에서 눈물이 나거나 충혈되고,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는 증상이 동반되는 것도 특징이다. 눈꺼풀이 처지거나 얼굴에 땀이 나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 환자가 어두운 곳에 가만히 누워 있으려는 경우가 많은 것과 달리 군발두통 환자는 통증이 심할 때 가만히 있기 어려워 방 안을 서성이거나 몸을 계속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군발이라는 이름은 일정 기간 두통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에서 비롯됐다.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하루에 여러 번 비슷한 시간에 두통이 나타난 뒤 일정 기간 증상이 사라지는 형태가 흔하다. 일부에서는 밤에 잠든 뒤 비슷한 시간에 발작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러한 일정한 패턴 때문에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가 질환 발생 과정과 관련될 가능성이 제시돼 왔다.
군발 기간에는 술이 발작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흡연이나 강한 냄새, 날씨 변화 등이 증상과 관련되기도 한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유발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두통이 발생한 날짜와 시간, 지속 시간, 음주 여부 등을 기록하면 개인적인 패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진통제를 먹고 기다리는 방식은 군발두통에서는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발작이 빠르게 심해지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최고 강도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진단된 환자에게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고농도 산소치료나 빠르게 작용하는 트립탄 계열 약물이 급성 발작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별도의 약물치료가 고려되기도 한다.
군발두통은 증상만 보면 편두통이나 부비동질환, 눈 질환과 혼동될 수 있다. 특히 눈 충혈과 코막힘이 함께 나타나면 안과나 이비인후과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반복되는 한쪽 극심한 두통과 같은 쪽 눈물·콧물 증상이 일정한 패턴으로 나타난다면 신경과적 평가가 필요하다.
처음 경험하는 매우 심한 두통이라면 군발두통이라고 스스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갑자기 벼락을 맞은 듯 평생 가장 심한 두통이 시작되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의식 변화, 경련, 시야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출혈이나 다른 응급 신경계 질환 가능성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벼락두통은 즉각적인 의료 평가가 필요한 증상이다.
군발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많이 아픈 질환이 아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매우 강한 통증이 반복되고 눈물과 코막힘 같은 자율신경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뚜렷한 패턴이 있다. 한쪽 눈 뒤 통증이 비슷한 시간대마다 반복된다면 진통제만 복용하며 버티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급성기와 예방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