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손을 씻지만 손톱 밑까지 신경 써서 닦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는 비누 거품으로 문지르면서도 손톱과 살이 맞닿는 좁은 틈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이 좁은 틈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각질과 이물질이 쌓이고, 그 속에 세균이 머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손 씻기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손톱 밑이 자주 꼽히는 이유다.
손톱과 손끝 살 사이에는 조갑하 부위라고 부르는 좁은 공간이 있다. 이 부위는 손등이나 손바닥처럼 평평하지 않고 굴곡이 있어 물과 비누가 골고루 닿기 어렵다. 각질과 피지, 미세한 이물질이 이 틈에 끼면 세균이 붙어 자리를 잡기 쉬운 막, 즉 생물막과 비슷한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 손톱을 짧게 다듬어도 이 틈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질병관리청은 올바른 손 씻기 방법으로 손바닥과 손등뿐 아니라 손가락 사이, 손톱 밑까지 문질러 씻을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간에 쫓기거나 습관이 들지 않아 손톱 밑은 형식적으로 물만 스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겉보기에 손이 깨끗해 보여도 손톱 밑에는 여전히 세균과 이물질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손톱 밑 위생은 특정 직업군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식품을 직접 다루는 조리 종사자나 식당 종사자는 손톱 밑에 남은 세균이 음식으로 옮겨갈 위험이 있어 위생 교육에서 손톱 관리를 필수 항목으로 강조한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일하는 인력도 손 위생 수칙에 손톱을 짧게 유지하고 매니큐어나 인조손톱을 자제하도록 권고받는 경우가 많다.

손톱 밑 위생은 조리 종사자에게 특히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어린이는 손톱 밑 위생에 더욱 취약한 편이다. 흙장난이나 놀이터 놀이 중 손톱 밑에 흙과 먼지가 쉽게 끼고, 그 손으로 얼굴을 만지거나 간식을 집어 먹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특히 손톱 밑에 낀 흙 알갱이는 물로만 헹궈서는 쉽게 빠지지 않아 별도로 문지르는 동작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도 동물을 쓰다듬거나 배변 처리를 한 뒤 손톱 밑을 제대로 씻지 않으면 세균이 남아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도 위생 측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손톱 밑에 있던 세균과 이물질이 곧바로 입안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손톱을 지나치게 길게 기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손톱이 길수록 그 아래 공간이 넓어지고 각질과 이물질이 쌓일 자리도 늘어나 씻어내기가 더 어려워진다.
젤네일이나 인조손톱을 시술받은 경우에도 위생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인조 재료와 실제 손톱 사이에 미세한 틈이 생기면 그 틈으로 물기와 이물질이 스며들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로 세균이 자랄 수 있다. 시술 간격이 길어지거나 들뜬 부분을 방치하면 이런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정기적인 관리와 점검이 권장된다.

인조손톱도 정기적인 위생 관리가 필요 [그림=메디닉스DB]
손을 씻을 때는 손톱 밑까지 의식적으로 신경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손톱 밑을 씻을 때 반대편 손끝으로 문지르거나 부드러운 손톱 브러시를 사용해 각질과 이물질을 긁어내는 방법을 권장한다. 비누 거품을 낸 뒤 손톱 끝을 손바닥에 대고 원을 그리듯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손톱 밑 세척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손톱을 관리할 때 사용하는 도구의 위생도 함께 챙겨야 한다. 손톱 브러시나 손톱깎이, 큐티클 정리 도구를 여러 사람이 함께 쓰거나 오래 세척하지 않고 방치하면 그 도구 자체가 세균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손톱깎이는 개인용으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위생상 바람직하다. 사용 후에는 흐르는 물로 씻고 완전히 건조시킨 뒤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톱 주변이 붉게 부어오르거나 누르면 통증이 느껴지고 고름이 잡히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위생 문제를 넘어선 감염일 가능성이 있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손톱을 적당한 길이로 짧게 유지하고, 손을 씻을 때마다 손톱 밑을 문질러 닦는 짧은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손 위생의 사각지대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