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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노령견, 고집보다 청력 저하 먼저 살펴야

초인종·산책 소리에 반응이 줄고 자는 시간이 늘었다면 난청 가능성 확인 필요

메디닉스 도현정기자|입력 |조회 0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노령견, 고집보다 청력 저하 먼저 살펴야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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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름을 부르면 곧바로 달려오던 강아지가 어느 순간부터 여러 번 불러야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있다. 보호자는 나이가 들면서 고집이 세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초인종이나 사료 봉지 소리에도 반응이 줄었다면 행동 변화보다 청력 저하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노령견에서는 청각 기능이 서서히 떨어져 보호자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의 청력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변할 수 있다. 귀에서 받아들인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 과정에 변화가 생기면 높은 음역의 소리부터 잘 듣지 못하고 점차 반응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처음에는 작은 소리를 놓치다가 청력 저하가 진행되면 가까운 거리에서 부르는 목소리에도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청력 변화는 일상 속 행동으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현관문이 열렸는데도 잠에서 깨지 않거나, 가족이 뒤에서 다가와 만졌을 때 깜짝 놀라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 이전에는 청소기나 천둥소리를 무서워했는데 갑자기 반응이 줄어드는 것도 청력 변화의 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산책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뒤에서 오는 자전거와 자동차 소리를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보호자의 호출에 반응하지 않아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청력이 떨어진 반려견은 기존처럼 자유롭게 이동시키기보다 리드줄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주변 위험을 보호자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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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청력 저하가 노화 때문인 것은 아니다. 외이염과 중이염, 귀지나 이물질로 귀길이 막힌 경우에도 소리에 대한 반응이 감소할 수 있다. 귀에서 냄새가 나거나 분비물이 생기고 머리를 자주 흔드는 행동, 귀를 긁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염증성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일부 약물이나 심한 감염, 외상 등도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갑자기 소리에 반응하지 않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노화로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진료에서는 귀 바깥과 외이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고막 상태와 중이 이상 여부를 평가한다. 정확한 청력 평가가 필요한 경우에는 소리에 대한 뇌의 반응을 측정하는 청각검사가 활용될 수 있다.

집에서 청력을 시험하겠다며 강아지 바로 옆에서 손뼉을 치거나 큰 소리를 내는 행동은 권장되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강한 소리는 남아 있는 청각을 자극하고 반려견을 놀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평소 생활에서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문 여는 소리, 사료 준비 소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자연스럽게 관찰하는 것이 좋다.

청력이 떨어진 반려견과 생활할 때는 시각과 촉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손짓을 이용해 앉아, 기다려, 이리 와 같은 기본 신호를 다시 가르치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도 보호자와 의사소통을 이어갈 수 있다. 손바닥을 보여주거나 일정한 동작을 반복해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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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강아지를 갑자기 만지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다. 인기척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신체 접촉이 이루어지면 놀라서 반사적으로 입질을 할 수 있다. 바닥을 가볍게 두드려 진동을 전달하거나 강아지가 보호자를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청력이 떨어졌다고 반려견의 삶의 질이 반드시 크게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강아지는 후각과 시각, 진동 등 다른 감각을 이용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보호자가 생활공간을 자주 바꾸지 않고 일정한 동선과 신호 체계를 유지하면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청력 저하와 함께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증상,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성 난청과 다른 귀 또는 신경계 질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와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노령견이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모습을 단순히 말을 듣지 않는 행동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평소 반응하던 생활 소리를 놓치고 뒤에서 접근했을 때 자주 놀란다면 청력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귀 건강을 정기적으로 살피고 청력이 떨어진 뒤에는 시각 신호와 안전한 생활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노령견과 편안하게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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