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저하와 마비를 반복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인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치료에서 재발 위험을 크게 낮춘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은 8월 10일 AQP4-IgG 양성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오비누투주맙 베타의 무작위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은 면역체계가 주로 시신경과 척수, 뇌 일부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많은 환자에서 아쿠아포린4라는 단백질을 공격하는 자가항체가 확인된다. 한 차례의 재발만으로도 시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팔다리 마비, 감각 저하 등이 남을 수 있어 치료의 핵심은 새로운 발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있다.
오비누투주맙 베타는 B세포 표면의 CD20을 겨냥하는 단클론항체다. AQP4를 공격하는 항체를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B세포를 감소시켜 질환의 면역학적 원인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기존에도 B세포와 보체, 인터루킨6 경로 등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가 사용돼 왔지만 환자마다 치료 접근성과 효과에 차이가 있다.
8월 10일 공개된 3상 연구에서 오비누투주맙 베타는 위약과 비교해 질환 재발 위험을 93.1% 낮춘 것으로 보고됐다. 임상 증상뿐 아니라 MRI로 확인한 질환 활동성에서도 개선이 나타났으며 연구 종료 이후 연장 관찰기간에도 치료군에서는 재발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네이처 메디신은 설명했다.
이전 임상자료에서도 약물의 가능성은 확인된 바 있다. 1b상 연구에서는 AQP4-IgG 양성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치료한 결과 2년 재발 없이 유지된 비율이 81.8%였고, 연간 재발률 역시 치료 전보다 감소했다. 다만 당시에는 비교군이 없는 초기 연구였기 때문에 이번 무작위 3상 결과가 보다 중요한 근거로 평가된다.
재발 위험이 크게 줄었다고 해서 모든 환자의 기존 신경 손상이 회복된다는 뜻은 아니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이나 척수 기능은 완전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질환을 진단하고 재발 예방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기존 재발 횟수와 장애 정도, 감염 위험, 임신 계획과 다른 면역억제제 사용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B세포를 억제하는 치료는 감염 위험과 면역반응 변화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발열이나 지속되는 기침 등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진과 상담하고 치료 전후 필요한 혈액검사와 예방접종 계획을 확인해야 한다. 치료 효과가 좋아 보여도 환자가 임의로 투여 간격을 변경하거나 다른 면역억제제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오비누투주맙 베타는 2026년 2월 중국에서 AQP4 항체 양성 성인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치료제로 승인됐다. 이번 네이처 메디신의 3상 결과는 보다 정교한 무작위 비교자료를 통해 치료효과를 뒷받침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른 국가에서의 허가와 실제 진료 적용 여부는 각국 규제기관의 별도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치료는 급성 발작을 치료하는 것보다 다음 발작을 막는 장기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이번 결과는 반복적인 시신경과 척수 손상을 줄이는 새로운 면역치료 선택지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