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혀 표면에 하얗거나 누런 막이 덮여 있는 경우가 있다. 이를 설태라고 부르는데,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두껍게 쌓이거나 오래 방치하면 입냄새를 유발하고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칫솔질만 열심히 하고 혀는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놓치기 쉬운 부위다.
설태는 혀 표면의 미세한 돌기 사이에 탈락한 상피세포, 음식물 찌꺼기, 세균, 백혈구 등이 뒤섞여 쌓인 막이다. 혀 표면은 원래 오돌토돌한 유두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이물질이 걸리기 쉽고, 침 분비가 줄어드는 밤 시간 동안 특히 두껍게 형성된다. 색깔은 흰색부터 노란색, 갈색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설태 속에 서식하는 혐기성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휘발성 황화합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이 물질이 입냄새, 즉 구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구취 상담을 받는 사람 중 상당수가 치아나 잇몸보다 설태 관리 부족이 원인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치과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설태가 두껍게 쌓이면 미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혀 표면에는 맛을 감지하는 미뢰가 촘촘히 분포하는데, 설태 막이 이를 물리적으로 덮어버리면 단맛이나 짠맛 등을 예민하게 느끼기 어려워진다. 음식이 예전만큼 맛있게 느껴지지 않거나 간을 자꾸 세게 맞추게 된다면 설태 상태를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혀 상태를 수시로 살펴보는 습관이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설태가 유독 두껍게 끼는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입이 자주 마르는 구강건조증이 있거나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있는 경우, 침 분비를 줄이는 약을 복용 중인 경우 설태가 잘 쌓인다. 흡연자나 물을 적게 마시는 사람, 수면 중 코골이가 심한 사람도 아침에 유독 두꺼운 설태를 발견하곤 한다.
발열이나 소화기 이상, 전신 컨디션 저하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설태가 두꺼워지기도 한다. 다만 이런 경우는 몸 상태가 회복되면 대개 함께 옅어지므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반면 특별한 이유 없이 오랜 기간 두꺼운 설태가 지속되거나 색이 유난히 진하다면 생활 습관을 먼저 점검해 보는 것이 순서다.
설태 관리의 첫걸음은 매일 칫솔질과 함께 혀도 함께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전용 혀클리너나 설태 제거용 스크레이퍼를 사용하면 칫솔모보다 넓은 면적을 한 번에 닦아낼 수 있어 효율적이다. 굳이 전용 도구가 없다면 칫솔 뒷면에 요철이 있는 제품을 활용해도 되고, 시중에 나온 다양한 형태의 혀클리너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혀를 닦을 때는 혀 안쪽에서 바깥쪽 방향으로 부드럽게 밀어내듯 닦는 것이 기본이다. 너무 세게 문지르면 혀 표면의 미뢰가 손상되거나 상처가 나 오히려 세균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하루 한두 번, 특히 자기 전이나 기상 직후에 닦아주면 하루 종일 쌓인 설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부드럽게 닦아야 [그림=메디닉스DB]
구강 건조를 예방하는 것도 설태 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다. 물을 자주 나눠 마셔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되도록 코로 숨 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설탕 껌을 씹어 침 분비를 촉진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으며, 실내가 건조한 계절에는 가습기를 사용해 구강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다.
흡연은 설태를 두껍게 만들 뿐 아니라 색까지 짙게 바꾸는 대표적인 요인이므로 줄이거나 끊는 것이 근본적인 도움이 된다. 커피나 홍차처럼 색소가 강한 음료를 즐긴 뒤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는 습관만으로도 설태와 착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 역시 혀 표면을 자극해 설태를 더 두껍게 만들 수 있으므로 식습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설태는 꾸준한 혀 청소와 수분 섭취만으로 개선되지만, 색이 검거나 붉게 변하고 통증이 동반되거나 몇 주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구강 내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치과나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칫솔질과 함께 혀 관리를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구강 위생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