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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운동을 마친 후 셰이커에 물을 채우고 단백질 파우더를 타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매대에는 유청단백질, 카제인, 대두단백, 완두단백 등 종류가 다양해 무엇을 골라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식물성과 동물성 단백질 파우더는 원료뿐 아니라 체내 흡수 속도와 아미노산 구성에서도 차이가 있어 운동 목적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동물성 단백질의 대표 격인 유청단백질은 우유에서 카제인을 분리하고 남은 액체를 가공해 만든다. 필수아미노산이 고르게 들어 있고 체내 흡수가 빨라 운동 직후 근육 합성을 돕는 보충제로 널리 쓰인다. 반면 같은 우유 유래라도 카제인 단백질은 위에서 젤 형태로 뭉치며 천천히 소화돼 흡수 속도가 느린 편이다.
식물성 단백질은 대두, 완두, 현미, 헴프씨 등에서 추출한다. 동물성보다 소화 흡수 속도가 대체로 느리고, 단일 원료로는 일부 필수아미노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있어 단백질 이용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동물성보다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가공 기술이 발전하면서 흡수율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흡수율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류신을 비롯한 분지사슬아미노산의 함량이다. 유청단백질은 류신 함량이 높아 근육 단백질 합성을 자극하는 신호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두단백이나 현미단백은 류신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같은 양을 섭취해도 근육 합성 반응이 더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

운동 직후 빠른 흡수가 필요할 때는 동물성 단백질이 유리 [그림=메디닉스DB]
식물성 단백질의 또 다른 특징은 아미노산 구성의 불균형이다. 대두단백은 함황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부족한 편이고, 쌀 단백질은 라이신이 적은 경우가 많다. 완두단백과 현미단백처럼 서로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완하는 원료를 섞은 혼합형 제품을 선택하면 필수아미노산 균형을 동물성 단백질에 가깝게 맞출 수 있다.
소화 흡수 측면에서는 식이섬유와 항영양인자도 변수로 작용한다. 식물성 원료에 들어 있는 섬유질과 피트산 등은 단백질 소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해 흡수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 발효나 분리 정제 공정을 거쳐 이런 성분을 줄인 식물성 단백질 제품도 있어 원재료 표시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대로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동물성 유청단백질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유청단백질 농축 제품에는 소량의 유당이 남아 있어 복부 팽만감이나 설사 같은 소화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유당을 제거한 분리유청단백질을 고르거나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는 편이 소화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운동 목적에 따라 흡수 속도를 다르게 활용하는 전략도 있다. 근력 운동 직후에는 빠르게 흡수되는 유청단백질이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취침 전에는 천천히 흡수되는 카제인이나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방식이 흔히 활용된다. 다만 하루 총 단백질 섭취량과 식사 전반의 균형이 흡수 속도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식물성 원료를 섞으면 아미노산 균형을 보완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채식을 지향하거나 동물성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또는 환경적인 이유로 식물성 단백질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런 경우 여러 식물성 원료를 배합한 제품을 골라 아미노산 균형을 보완하고, 다른 식사에서 부족한 아미노산을 채소나 곡물로 함께 채우면 동물성 단백질과 큰 차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제품을 고를 때는 단백질 함량뿐 아니라 1회 제공량당 필수아미노산 구성, 첨가당과 나트륨 함량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식품으로 유통되는 단백질 보충제의 원료와 표시 기준을 관리하고 있어, 제품 뒷면의 영양성분표와 원재료명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단백질 파우더는 어디까지나 식사로 채우기 어려운 단백질을 보충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장질환이나 간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단백질 섭취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보충제를 시작하기 전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소화 불편이 반복되거나 특정 제품 섭취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섭취를 중단하고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