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물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목의 스마트워치부터 확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손목에 찬 기기는 밤사이 수면 시간과 심박수, 걸음 수까지 자동으로 기록한다. 이렇게 쌓인 일상 기기의 데이터가 단순한 자기 관리 수단을 넘어 의학 연구 자료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병원 밖에서 수집된 생활 속 정보가 임상연구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전통적인 임상연구는 참여자가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혈액검사나 설문에 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이 경우 연구자가 확보할 수 있는 정보는 방문 당일의 상태에 국한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웨어러블 기기는 하루 24시간,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신체 반응을 끊김 없이 기록할 수 있어 기존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변화 양상을 보여줄 잠재력을 지닌다.
스마트워치와 손목밴드형 기기가 측정하는 항목은 다양하다. 걸음 수와 활동량은 물론 심박수와 심박변이도, 수면 단계, 혈중산소포화도까지 기록하는 제품이 늘었다. 일부 고급 기종은 간이 심전도 기능을 탑재해 불규칙한 리듬을 감지하기도 한다. 이런 수치들은 개별적으로는 참고용 정보에 그치지만, 장기간 축적되면 연구자에게 유의미한 패턴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 활용 분야는 심혈관 건강과 수면의 질 연구부터 만성질환 관리까지 폭넓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의 일상 활동량과 혈당·혈압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연구, 우울감이나 스트레스와 수면 패턴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연구 등에 웨어러블 데이터가 보조 지표로 쓰이고 있다.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활동량 저하나 수면 리듬 변화가 증상 악화의 신호로 검토되기도 한다.

웨어러블 데이터가 진료 보조 자료로 쓰이는 사례 늘어 [그림=메디닉스DB]
웨어러블 기반 연구의 가장 큰 장점은 참여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방대한 실생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참여자는 병원을 자주 오가지 않고도 자신의 기기를 착용한 채 일상을 이어가면 되고, 연구팀은 이를 원격으로 수집해 분석한다. 이런 방식은 이른바 탈중앙화 임상시험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지리적 제약이 있는 참여자도 연구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웨어러블 기기의 데이터가 곧바로 의료 현장의 진단 기준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용 기기는 병원의 의료기기와 비교해 측정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제조사마다 알고리즘이 달라 같은 활동을 해도 다른 수치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웨어러블 데이터를 보조 지표로 활용하되, 필요할 경우 의료용 기기로 교차 검증하는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
개인 건강정보가 지속적으로 수집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연구에 참여할 경우 어떤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수집되고 저장되는지, 제3자에게 제공되는지를 충분히 안내받고 동의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 기관들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임상연구에서도 기존 임상시험 수준의 윤리적 기준과 정보보호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데이터 표준화와 보안 검증이 임상연구의 과제로 꼽혀 [그림=메디닉스DB]
규제 당국의 검토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디지털 바이오마커와 웨어러블 기반 측정치를 임상시험의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헬스 기술을 임상연구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관련 학회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표준화된 검증 방법을 마련하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데이터가 임상연구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본다. 대한의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기기에서 얻은 수치만으로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 방침을 정해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기기 정확도 검증과 데이터 표준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상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몇 가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착용 위치와 방식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오차를 줄일 수 있고, 임상연구에 참여할 때는 데이터 활용 범위와 보관 기간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기에서 평소와 다른 심박수나 수면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를 참고 자료로 삼아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