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약 4700만 명이 만성 C형간염을 앓고 있으며 매년 약 90만 명이 새롭게 감염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보건기구가 2026년 7월 28일 갱신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C형간염으로 약 23만9000명이 사망했으며, 주요 사망 원인은 간경변과 간세포암이었다. 치료제를 통해 95% 이상 완치할 수 있지만 진단과 치료에 연결되는 환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C형간염은 감염자의 혈액이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면서 전파된다. 멸균되지 않은 주사기와 의료기구, 감염된 혈액이 묻은 주사도구 공동사용, 과거의 검사되지 않은 수혈 등이 주요 경로다. 출산 과정과 혈액 노출을 동반한 성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도 있지만 음식과 물, 포옹, 식기 공동사용 같은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문제는 감염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일부 환자에게 피로와 식욕 저하, 메스꺼움, 복통, 짙은 소변과 황달이 나타날 수 있지만, 상당수는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낸다. 만성 감염자의 약 15%에서 30%는 20년 안에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어 증상이 생긴 뒤 검사를 시작하면 이미 간 손상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C형간염 검사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혈액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 항체를 확인하고, 양성이라면 바이러스 RNA 검사를 통해 현재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과거 감염 뒤 자연적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한 사람도 항체는 계속 양성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항체검사만으로 만성 감염과 치료 필요성을 확정할 수 없다.
감염자 가운데 약 30%는 치료 없이 6개월 안에 바이러스를 자연적으로 제거하지만, 나머지 70%가량은 만성 감염으로 이어진다. 만성 C형간염이 확인되면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비침습적 간섬유화 검사 등을 통해 간 손상 정도를 평가하고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현재 사용되는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는 대부분 먹는 약으로 치료기간이 비교적 짧고 완치율이 높다. WHO는 성인과 청소년뿐 아니라 만 3세 이상 어린이에게도 유전자형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범유전자형 치료를 권고한다. 간경변 여부와 약제 구성에 따라 보통 12주에서 24주 정도 치료한다.
치료가 끝났다고 정기적인 관리가 모두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간경변이 진행된 환자는 바이러스가 제거된 뒤에도 간암 위험이 남을 수 있어 의료진이 권고한 간암 감시검사를 이어가야 한다. 치료 중에는 다른 약과 건강기능식품의 상호작용도 확인해야 한다.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혈액 노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면도기와 손톱깎이처럼 피가 묻을 수 있는 물건을 함께 사용하지 말고, 문신과 피어싱을 받을 때는 일회용 또는 적절히 멸균된 기구를 사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과거 수혈이나 반복적인 시술 경험, 주사도구 노출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상담할 필요가 있다.
완치 가능한 약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C형간염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감염 사실을 모르는 환자를 발견하고 항체검사 뒤 RNA 확인검사와 치료까지 끊김 없이 연결해야 간경변과 간암 사망을 실제로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