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와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여행 후 몸살 증상을 가볍게 넘기기 쉽습니다. 장거리 이동으로 피곤해서 열이 난다고 생각하거나, 현지 음식이 맞지 않아 몸이 무겁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기가 많은 지역을 다녀온 뒤 갑작스러운 고열과 심한 근육통, 두통, 발진이 나타난다면 뎅기열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뎅기열은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열성질환입니다. 주로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며,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남미, 일부 태평양 지역 등으로 여행한 뒤 감염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 간 일상 접촉으로 쉽게 전파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감염된 사람의 혈액 속 바이러스를 모기가 다시 흡혈하면 지역사회 전파와 연결될 수 있어 의심 증상 확인이 중요합니다.

증상은 감기몸살과 비슷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열이 오르고 머리가 심하게 아프며, 눈 뒤쪽 통증, 근육통, 관절통, 식욕 저하, 구역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부 발진이 동반되기도 하고, 피로감이 오래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뎅기열이 흔히 뼈가 부서질 듯 아픈 열병으로 표현되는 이유도 통증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적절한 휴식과 수분 보충으로 회복되지만, 일부에서는 중증뎅기열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열이 떨어지는 시기에 오히려 심한 복통, 반복적인 구토, 코피나 잇몸 출혈, 검은 변, 심한 무기력, 어지럼,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위험 신호로 봐야 합니다. 이전에 다른 유형의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은 재감염 시 중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더 신중해야 합니다.

진단에서는 여행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2주 이내 해외 어느 지역을 다녀왔는지, 모기에 많이 물렸는지, 동행자에게 비슷한 증상이 있는지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발열만으로는 독감, 코로나19, 말라리아, 치쿤구니야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과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혈액검사와 바이러스 검사, 혈소판 수치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고 탈수와 출혈 위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뤄집니다. 뎅기열 자체를 바로 없애는 특효 항바이러스제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중요합니다. 다만 열과 통증 때문에 임의로 아스피린이나 일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해열진통제 선택도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방의 핵심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입니다. 여행지에서는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하고, 모기기피제를 제품 표시사항에 맞게 사용해야 합니다. 숙소에서는 방충망과 모기장을 확인하고, 물이 고인 화분 받침이나 양동이 주변처럼 모기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도 숲모기가 활동할 수 있으므로 밤에만 조심하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뎅기열은 해외에서만 잠깐 조심하면 되는 낯선 질환이 아닙니다. 여행 후 발열과 통증이 나타났을 때 여행력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진단의 출발점입니다. 해외여행 뒤 몸살이 심하고 발진이나 출혈 신호가 함께 보인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빠르게 확인해야 합니다. 뎅기열 관리는 여행 전 모기 예방 준비와 여행 후 증상 관찰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