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설사는 흔히 장염이나 배탈로 생각하고 넘기기 쉽다. 더운 날 음식이 상했거나 찬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겼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설사가 며칠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고, 복부 경련과 피로감, 식욕 저하가 반복된다면 단순 장염보다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을 살펴야 한다. 특히 생채소나 과일, 허브류처럼 익히지 않고 먹는 식품을 섭취한 뒤 증상이 이어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미시간주에서는 최근 사이클로스포라증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 보건당국은 2026년 7월 초 기준 300건이 넘는 사이클로스포라증 사례를 조사 중이며, 이는 평소 연간 평균 50건 안팎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CDC도 사이클로스포라증이 사이클로스포라 카예타넨시스라는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장 질환이며,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의 대표 증상은 물처럼 묽은 설사다. 설사가 갑자기 시작됐다가 좋아지는 듯 보이다 다시 반복될 수 있고, 복부 경련, 더부룩함, 메스꺼움, 식욕 저하, 체중 감소, 피로감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일부는 구토나 미열을 경험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장염은 며칠 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이클로스포라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수 주 이상 이어질 수 있어 “장염이 오래 간다”고만 생각하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전파 경로는 주로 오염된 음식과 물이다. FDA는 사이클로스포라증 집단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신선 과일과 채소 섭취와 관련돼 보고돼 왔다고 설명한다. 과거 미국 집단발생에서는 라즈베리, 바질, 고수, 완두콩, 믹스 샐러드 채소 등이 관련 식품으로 언급된 바 있다. 다만 특정 식품이 항상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며, 유행이 발생할 때마다 오염 경로와 식품 공급망 조사가 필요하다.

문제는 사이클로스포라가 일반적인 음식 위생 관리만으로 완전히 제거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CDC는 사이클로스포라증 예방의 기본이 분변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음식과 물을 피하는 것이라고 안내한다. 특히 열대·아열대 지역 여행 중에는 음식과 물 위생을 더 신중하게 봐야 하며, 일반적인 화학 소독이나 살균만으로 사이클로스포라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정에서는 생채소와 과일을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고, 손질 전후 손과 도마, 칼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잎채소와 허브류는 흙과 이물질이 남기 쉬우므로 잎 사이를 잘 헹궈야 한다. 다만 씻는다고 해서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리콜이나 집단발생과 관련된 식품이 확인되면 씻어서 먹겠다는 생각보다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잘라져 포장된 샐러드나 바로 먹는 제품도 유통기한과 냉장 상태, 리콜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외식과 배달, 뷔페 이용도 주의가 필요하다. 샐러드바, 생채소 토핑, 잘라놓은 과일, 허브가 올라간 음식은 조리 과정 없이 바로 먹는 경우가 많다. 음식이 상온에 오래 놓여 있거나, 조리도구가 여러 식품에 함께 사용되면 오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여행지나 야외 행사에서는 물과 얼음의 안전성도 함께 봐야 한다. 오염된 물로 씻은 채소나 만든 얼음이 감염의 매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있을 때는 수분 보충이 중요하다. 설사가 오래 이어지면 탈수가 생길 수 있고, 특히 어린이와 고령층, 임신부, 면역저하자는 더 취약하다. 소변량이 줄고 입이 마르며, 어지럼이 심하거나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 있다면 진료가 필요하다. 혈변이 있거나 고열이 지속되고, 설사가 일주일 이상 이어지거나 반복된다면 단순 배탈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진료 시에는 최근 먹은 생채소, 과일, 샐러드, 여행 이력,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의 증상 여부를 알려야 한다.

사이클로스포라증은 검사로 확인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대변검사에서 항상 자동으로 확인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증상과 섭취 이력을 의료진에게 구체적으로 말해야 필요한 검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치료에는 특정 항생제가 사용될 수 있으며, 면역저하자나 증상이 심한 환자는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임의로 지사제만 복용하며 버티면 원인 확인이 늦어질 수 있다.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은 사람 간 일상 접촉으로 쉽게 퍼지는 질환은 아니다. 감염자가 배출한 기생충이 환경에서 일정 과정을 거친 뒤 감염력을 갖기 때문에, 같은 집에 있다고 바로 옮는 형태와는 다르다. 그러나 화장실 사용 후 손 씻기, 조리 전 손 위생, 조리도구 분리는 여전히 중요하다. 설사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음식을 준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여름철 오래가는 설사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다. 대부분의 장염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사이클로스포라증처럼 치료와 원인 확인이 필요한 감염도 있다. 생채소와 과일을 먹은 뒤 물설사와 복통, 피로감이 오래 이어진다면 최근 식사와 여행 이력을 돌아봐야 한다. 식중독 예방은 음식을 깨끗이 씻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증상이 오래갈 때 정확히 확인하는 태도까지 이어져야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