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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몸이 자주 붓고 쉽게 피곤해지며 아침마다 유독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단순한 과로나 수면 부족으로 넘기기 전에 갑상선 상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초기 증상이 만성피로나 무기력감과 매우 비슷하게 나타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질환으로 꼽힌다. 신진대사가 전반적으로 느려지면서 몸 곳곳에서 서서히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갑상선이 갑상선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해 몸 전체의 신진대사가 서서히 느려지는 상태를 말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체온 조절과 에너지 대사, 심장박동, 소화 기능 등 거의 모든 장기의 활동에 관여하기 때문에 분비가 줄면 전신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도 특징이다.
문제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초기 증상이 단순한 피로감이나 의욕 저하와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몸이 나른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매사에 의욕이 생기지 않는 증상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어서, 갑상선 이상을 의심하기보다 그냥 피곤해서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단순한 심리적 문제로 오해해 정신건강 상담을 먼저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특별히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서서히 체중이 늘어나는 증상, 더운 날에도 유독 추위를 심하게 타는 증상, 얼굴과 손발이 붓는 부종, 변비, 피부와 머리카락이 푸석해지고 건조해지는 증상, 목소리가 쉬거나 낮아지는 증상 등이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량이 늘어나는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맥박이 평소보다 느려지고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체중 증가와 부종은 대표적인 초기 증상 중 하나 [그림=메디닉스DB]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중년 이후 여성에서 특히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가면역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출산 이후 일시적으로 갑상선 기능에 변화가 생기는 산후 갑상선염, 가족 중 갑상선 질환을 앓은 사람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중장년층은 정기 검진에 갑상선 기능 검사를 포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은 뒤 갑상선 조직이 줄어들면서 호르몬 분비가 부족해지는 경우도 있고, 일부 약물이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방해해 기능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요오드를 지나치게 적게 섭취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에도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균형 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혈액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갑상선자극호르몬과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갑상선자극호르몬이 높고 갑상선호르몬이 낮게 나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하며, 증상은 뚜렷하지 않지만 수치상으로만 이상이 확인되는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도 존재해 정기적인 검진이 권장된다.

혈액검사로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확인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전신이 붓고 체온이 떨어지는 점액수종성 혼수와 같은 위급한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 중인 여성이라면 태아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물로 보충하는 방식이 기본이며, 대부분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갑상선호르몬제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다만 개인마다 필요한 용량이 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정이 필요할 수 있어 의료진과 상의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으며 용량을 맞춰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평소 이유 없는 체중 증가나 부종, 극심한 피로감이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내분비내과를 방문해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운동은 갑상선 건강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사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평소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