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중 손에 땀이 흥건해 서류가 젖거나, 여름철에는 옷 겨드랑이 부분이 금세 축축해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증상을 단순히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반복적으로 심하게 나타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한증은 체온 조절에 필요한 양보다 땀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상태를 말하며, 생활습관 관리만으로도 불편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다한증은 크게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구분된다. 원발성 다한증은 특별한 질환 없이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 특정 부위에 땀이 집중적으로 나는 경우가 많고, 주로 젊은 나이에 시작돼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속발성 다한증은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특정 약물 복용, 신경계 질환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전신에 땀이 늘어나는 경우로, 이때는 원인이 되는 질환을 함께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
기온과 습도가 함께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원발성 다한증 증상이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등 관련 학회는 땀 분비가 단순한 체온 조절 반응을 넘어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태로 보고 있다. 손에 땀이 많으면 필기나 스마트폰 사용이 불편해지고, 발에 땀이 많으면 신발 속 습기로 무좀 등 피부 질환에 노출되기도 쉬워진다.
다한증 증상은 특정 자극에 의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카페인이 든 커피나 녹차, 매운 음식, 알코올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땀샘 활동을 촉진할 수 있어 증상이 심한 시기에는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갑자기 땀이 늘어나는 경험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이는 정서적 스트레스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 등 카페인은 땀 분비를 자극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생활 속에서는 통기성이 좋은 소재의 옷을 고르는 것이 기본이다. 면이나 리넨처럼 땀 흡수와 건조가 빠른 천연 소재 옷을 입고, 몸에 꽉 끼는 옷보다는 여유 있는 실루엣을 선택하면 땀이 옷 안에 고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겨드랑이 땀이 걱정된다면 색이 진한 옷을 피하거나 땀 패드를 붙여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제한제는 취침 전 깨끗하고 완전히 마른 피부에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밤에는 땀샘 활동이 줄어들어 성분이 피부에 충분히 흡수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씻어낸 뒤 얇게 한 번 더 덧바르면 하루 동안 효과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소량으로 먼저 시험해본 뒤 사용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는 것이 안전하다.
발에 땀이 많은 사람은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고, 같은 신발을 이틀 연속으로 신지 않는 것이 좋다. 땀 흡수가 좋은 면 양말을 자주 갈아 신고, 신발 안에 습기 제거용 숯이나 실리카겔을 넣어두면 무좀균 번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집에서는 맨발로 지내는 시간을 늘려 발을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땀 흡수 좋은 양말과 통풍 신발이 발 위생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생활습관 관리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일상이나 사회활동에 지장이 크다면 피부과 등 관련 진료과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좋다. 이온영동치료, 보톡스 주사, 바르는 약물 등 여러 치료법이 있으며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와 정도에 따라 의료진이 적합한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치료는 전문의 판단 아래 진행해야 하는 만큼 임의로 시도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한증은 신체적 불편보다 사회적,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악수를 꺼리거나 사람들 앞에서 손을 감추는 습관이 생기고, 이런 위축감이 다시 긴장과 땀 분비를 늘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으로 자율신경의 균형을 유지하고, 심호흡이나 명상 등으로 긴장을 조절하는 습관을 들이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한증은 체질의 일부로 여겨 방치하기보다 생활 속에서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증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기성 좋은 옷차림과 규칙적인 제한제 사용, 자극적인 음식과 카페인을 줄이는 기본 습관만으로도 불편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땀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고 좌우 대칭으로 나타나며 일상생활이나 업무, 대인관계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방치하지 말고 피부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