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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파리 물린 뒤 고열과 체중 감소, 내장리슈만편모충증 치료기간 짧아진다

WHO, 동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치료지침 개정… 독성 줄이고 경구약 활용 확대

메디닉스 정동현기자|입력 |조회 0
모래파리 물린 뒤 고열과 체중 감소, 내장리슈만편모충증 치료기간 짧아진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세계보건기구가 치명적인 기생충 감염병인 내장리슈만편모충증과 치료 후 피부병변에 대한 치료지침을 대폭 개정했다. WHO는 2026년 7월 29일 동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더 짧고 안전한 치료법을 새롭게 권고했다. 오랜 기간 환자들이 견뎌야 했던 통증과 약물 독성을 줄이고 치료 중단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이번 개정의 핵심이다.

내장리슈만편모충증은 감염된 모래파리에게 물리면서 전파되는 기생충 질환이다. 칼라아자르라고도 불리며 말라리아 다음으로 치명적인 기생충 감염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감염되면 장기간 이어지는 고열과 체중 감소, 빈혈, 심한 피로가 나타날 수 있고 간과 비장이 크게 붓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초기에 감염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모래파리는 일반 모기보다 작고 소리 없이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물린 사실을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증상도 말라리아와 장티푸스, 결핵 등 다른 감염병과 비슷해 유행 지역의 체류 이력과 혈액검사, 골수 또는 조직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해야 한다.

WHO는 전 세계 약 80개국에서 내장리슈만편모충증이 발생하며 매년 약 5만 건에서 9만 건의 환자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실제 WHO에 보고되는 환자는 전체 발생의 25%에서 45%에 불과하다.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진단을 받기 전에 상태가 악화되거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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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동아프리카에서는 독성이 강한 주사제인 안티몬 제제와 파로모마이신을 함께 17일 동안 투여하는 방식이 널리 사용됐다. 환자는 매일 통증이 있는 주사를 맞아야 했고 심장과 간, 췌장 등에 이상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었다. 치료시설이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는 입원과 이동 부담 때문에 전체 치료를 끝내지 못하는 환자도 있었다.

새 지침은 동아프리카에서 경구용 밀테포신과 파로모마이신 주사를 조합한 14일 치료법을 권고한다. 기존보다 치료기간이 짧고 주사 횟수와 독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WHO는 처음으로 일부 환자에게 안티몬 제제를 사용하지 않는 치료방식을 공식 권고했다. 다만 밀테포신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는 기존 치료가 여전히 필요하다.

치료 후 수개월이나 수년 뒤 피부에 반점과 결절이 나타나는 칼라아자르 후 피부리슈만편모충증도 관리 대상이다. 이 피부질환은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경우는 적지만 피부 속 기생충이 모래파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감염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다. 외관 변화로 인해 환자가 사회적 고립과 정신적 고통을 겪는 문제도 크다.

동아프리카에서는 과거 피부형 환자에게 독성이 있는 주사제를 30일에서 60일까지 투여하기도 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경구약을 12주 동안 복용하는 치료가 사용됐다. 새 지침은 리포좀 암포테리신B와 밀테포신을 활용한 더 짧고 안전한 조합을 제시해 치료 부담을 줄였다. WHO는 모든 피부형 환자와 내장형 환자의 약 절반이 새 권고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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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흔한 감염병은 아니지만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중동, 지중해 일부 지역을 장기간 여행하거나 근무한 사람은 유행 상황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모래파리는 해 질 무렵부터 활동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아 긴 옷과 방충망, 허가된 기피제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반 모기장보다 촘촘한 방충망이 필요할 수 있다.

유행 지역을 다녀온 뒤 수주 이상 고열과 체중 감소가 지속되고 배가 불러오거나 심한 빈혈이 확인된다면 여행 지역과 체류 기간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피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반점과 결절이 장기간 남는 경우에도 과거 감염과 치료 이력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지침 개정은 새로운 약 하나의 등장을 넘어 소외된 감염병 치료가 환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치료기간과 독성이 줄어들면 더 많은 환자가 치료를 끝까지 마칠 수 있고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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