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탄산수가 배를 부르게 해 체중감량을 돕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탄산수 자체가 체지방을 분해하거나 기초대사량을 높인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설탕과 열량이 없는 탄산수는 물처럼 수분을 공급할 수 있으나, 마시는 것만으로 체중이 줄어드는 다이어트 음료로 보기는 어렵다.

탄산수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는 위의 부피를 일시적으로 늘려 배가 찬 느낌을 만들 수 있다. 일부 소규모 연구에서는 탄산 자극 뒤 허기가 줄고 포만감이 높아지는 변화가 관찰됐다. 반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식사 전 탄산음료와 물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탄산 섭취 후 위 부피가 커졌지만 실제 식사량과 섭취 열량은 감소하지 않았다. 순간적인 포만감이 장기간의 식욕 억제와 감량으로 이어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다.

체중 관리에서 탄산수의 실질적인 이점은 설탕이 든 탄산음료나 가당 커피, 과일 맛 음료를 대신할 때 나타난다. 당류가 포함된 음료를 무열량 음료나 물로 바꾸면 하루 총섭취 열량을 낮추기 쉬워진다. 열량 음료를 물이나 무열량 음료로 교체한 임상시험에서도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보고됐으며, 세계보건기구는 당이 든 음료 섭취를 줄이는 것이 건강한 체중 유지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모든 탄산수가 무열량인 것은 아니다. 제품 이름에 탄산수나 스파클링이라는 표현이 있어도 설탕, 액상과당, 시럽, 과즙 농축액이 들어가면 일반 탄산음료와 비슷한 열량을 섭취할 수 있다. 토닉워터도 단맛을 내기 위해 당류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영양정보와 원재료명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레몬이나 과일 향이 첨가된 제품에는 구연산 등 산 성분이 들어갈 수 있다. 산도가 높은 음료를 오랜 시간 조금씩 마시는 습관은 치아 표면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식사 중 짧게 마시고 이후 물로 입안을 헹구는 편이 낫다. 무향 탄산수는 가당 탄산음료보다 치아 침식 위험이 낮지만, 물을 전부 탄산수로 대체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탄산수는 사람에 따라 복부 팽만이나 트림, 더부룩함을 일으킬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신 뒤 위장 불편이 나타난다면 섭취량을 줄이고 일반 물과 번갈아 마시는 방법이 적절하다.

결국 무가당 탄산수는 살을 직접 빼주는 음료가 아니라 고열량 음료를 대신해 감량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선택지에 가깝다. 체중을 줄이려면 식사와 간식의 양, 음료 열량을 함께 조절하고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충분한 수면을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