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30대 주부 김모 씨는 최근 3살 아들의 입안에 작은 물집이 여러 개 생기고 손바닥과 발바닥에 붉은 발진이 번지는 것을 발견했다. 병원에서는 수족구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여름철 유행하는 감염병으로 알려졌지만 날씨가 선선해진 9월에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중심으로 환아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 등 여러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발진성 질환이다. 주로 5세 이하 영유아에게서 나타나며 입안, 손, 발에 물집이나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 질환은 특정 계절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름부터 가을까지 폭넓은 기간에 걸쳐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학과 함께 어린이집, 유치원 등 집단생활이 재개되면서 아이들 간 밀접 접촉이 늘어나는 것을 초가을 유행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환기가 줄어드는 계절 변화도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과 함께 입안 점막, 혀, 잇몸 등에 통증을 동반한 물집이 생기는 것이다. 이후 손바닥과 발바닥, 엉덩이 주변에 붉은 발진이나 작은 수포가 나타난다. 입안 통증으로 식욕이 떨어지고 침을 삼키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아 탈수에 유의해야 한다.

입안 물집과 손발 발진이 대표 증상 [그림=메디닉스DB]
전파 경로는 감염된 아이의 침, 콧물, 가래 같은 호흡기 분비물과 대변을 통한 접촉이 대표적이다. 장난감이나 문손잡이, 놀이기구 등 오염된 물체 표면을 만진 뒤 눈이나 입으로 옮기는 경우도 흔해 어린이집처럼 여러 아이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잠복기는 보통 3일에서 7일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이미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다. 발열과 물집 등 급성 증상이 가라앉은 이후에도 대변을 통한 바이러스 배출은 수 주간 이어질 수 있어 완치 후에도 손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대부분은 별다른 합병증 없이 7일에서 10일 사이 자연 회복되지만 드물게 무균성 수막염이나 뇌염 등 신경계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고열이 계속되거나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축 처지고 반응이 둔해지는 경우에는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장난감과 놀이기구 소독이 전파 차단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수족구병을 직접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은 아직 없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가 기본이다. 해열진통제로 열과 통증을 조절하고 미지근한 물이나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입안 통증이 심할 때는 자극이 적은 부드러운 음식을 소량씩 자주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항생제는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인 수족구병에는 효과가 없어 불필요한 복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임의로 물집을 터뜨리거나 연고를 바르는 행위도 2차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와 식사 전후 비누를 이용한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장난감, 놀이기구, 수건 등을 자주 소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가 증상을 보이면 다른 아이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등원을 중단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열이 3일 이상 이어지거나 물을 거부할 정도로 탈수 증세가 뚜렷할 때, 경련이나 심한 무기력, 호흡곤란 등의 신호가 보일 때는 지체하지 말고 소아청소년과나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가 판단보다는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