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를 사용할 때 나오는 흰 연무는 냄새가 비교적 약하고 빠르게 사라져 단순한 수증기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전자담배는 액상을 가열해 에어로졸을 만들며, 사용자는 니코틴을 비롯한 미세입자와 각종 화학물질을 함께 들이마실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는 최근 전자담배 연무가 무해한 물방울이 아니며 심장과 폐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자담배 내부의 가열 코일에서는 크롬과 납, 니켈 같은 중금속이 방출될 수 있다. 연무 속 작은 입자는 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으며 일부는 혈류를 통해 전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니코틴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고,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두근거림과 혈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액상의 기본 성분으로 쓰이는 프로필렌글리콜과 글리세린도 가열 과정에서는 다른 물질로 변할 수 있다. 고온에서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아크롤레인 같은 독성 화합물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성분은 눈과 기도에 자극을 주고 심혈관 및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음식이나 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이라고 해도 폐로 흡입할 때까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향료가 들어간 제품도 주의해야 한다. 달콤한 과일향과 박하향은 목의 자극감을 줄여 제품이 순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흡입했을 때의 영향은 섭취했을 때와 다르다. 일부 향료 성분은 호흡기 세포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며, 시원한 느낌을 주는 첨가물이 사용량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는 전자담배 액상에 향료와 첨가물,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 화학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니코틴이 없다고 표시된 제품도 무조건 안심할 수 없다. 일부 무니코틴 표방 제품에서 실제 니코틴이 확인된 사례가 있으며, 니코틴이 없더라도 가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입자와 화학물질 노출은 남는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은 니코틴 의존이 형성되기 쉽고, 주의력과 학습,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뇌 발달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담배를 줄이면서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를 금연으로 보기는 어렵다. 두 제품을 병행하면 니코틴 의존이 지속되고 서로 다른 유해물질에 동시에 노출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중사용이 일반담배나 전자담배 하나만 사용하는 것보다 적어도 비슷하거나 더 큰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자담배 연무는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내에서 사용하면 공기 중 미세입자와 니코틴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가족이나 동료가 있는 공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어린이와 임신부, 천식이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의 주변에서는 노출을 더욱 피해야 한다.
금연을 계획한다면 제품을 바꾸는 데 그치기보다 금연상담과 니코틴 대체요법, 개인 상태에 맞는 금연 약물 등 근거가 확인된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전자담배를 끊은 뒤에도 기침과 가슴 통증, 숨참, 심한 두근거림이 이어진다면 사용 제품과 기간을 의료진에게 알리고 건강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