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에는 냉방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온열질환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켠다는 사실만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지나치게 낮은 온도, 몸에 직접 닿는 바람, 건조해진 공기와 닫힌 공간에서의 장시간 생활이 겹칠 때 나타난다. 이때 두통과 오한, 피로감, 콧물, 재채기, 소화 불편 등이 생길 수 있으며 흔히 이를 냉방병이라고 부른다.

실내가 지나치게 차가우면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 혈관을 수축시키고 근육의 긴장도를 높인다. 그 결과 목과 어깨가 뻣뻣해지거나 몸이 무겁고 쉽게 피곤하다고 느낄 수 있다. 더운 바깥과 차가운 실내를 반복해서 오가면 체온 조절 과정에 부담이 커져 두통이나 어지럼, 전신 권태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은 큰 실내외 온도 차와 장시간 냉방 환경, 건조한 실내 공기를 냉방병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안내하고 있다.

냉방 과정에서 습도가 낮아지면 눈과 코, 목의 점막도 쉽게 마른다. 건조한 환경은 눈 따가움과 피부 건조, 코막힘, 기침 같은 불편과 연관될 수 있다. 반대로 습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곰팡이가 자라기 쉬워지므로 무조건 가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실내 습도는 대체로 40~60% 범위에서 살피되, 창문이나 벽에 결로가 생기거나 곰팡이가 보인다면 습도를 낮추고 원인을 점검해야 한다.

하루 종일 창문을 닫은 채 벽걸이나 창문형 냉방기를 가동하면 실내 공기가 계속 순환할 뿐 바깥 공기가 충분히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환기가 부족하면 조리 과정이나 청소용품, 가구 등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실내에 머물면서 눈·코·목 자극, 두통, 어지럼, 피로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인 가정용 냉방기는 환기 장치가 아니므로 바깥 기온과 공기질을 고려해 매시간 몇 분씩 창문을 열거나 맞통풍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강하게 냉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를 약 5도 안팎으로 유지하고, 바람 방향을 천장이나 벽 쪽으로 조절해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편이 좋다. 얇은 겉옷으로 체온을 보완하고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도 필요하다. 필터와 냉방기 내부는 제품 안내에 따라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냉방 뒤 불편이 반복되면서 발열, 심한 기침, 호흡곤란, 지속적인 복통까지 나타난다면 단순한 냉방병으로 여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결국 몸에 미치는 영향은 가동 시간 자체보다 온도와 습도, 환기, 청결 관리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