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크게 오르면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반드시 부정맥을 뜻하지는 않는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혈관이 넓어지고 땀 배출이 늘면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심장은 전신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 평소보다 더 자주 수축한다. 탈수 정도가 심해질수록 체온과 심박수가 함께 상승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문제는 폭염이 단순한 두근거림을 넘어 심장 리듬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땀으로 수분과 나트륨 등 전해질이 손실되면 심장의 전기 신호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부정맥은 심장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게 뛰고, 박동 간격이 고르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전해질 이상뿐 아니라 카페인, 음주, 스트레스, 갑상선 질환, 일부 약물도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운 곳에서 움직인 직후 맥박이 빨라졌다가 시원한 장소에서 쉬고 물을 마신 뒤 서서히 가라앉는다면 열과 탈수에 따른 일시적 반응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휴식 중에도 갑자기 쿵 내려앉거나 한 박자 건너뛰는 느낌, 가슴속에서 파르르 떨리는 감각, 일정하지 않은 빠른 맥박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더위 탓으로 넘기기 어렵다. 심계항진만으로 부정맥 여부를 확정할 수 없으며, 증상이 나타난 순간의 심전도 기록이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된다.
특히 두근거림과 함께 가슴을 조이는 통증, 숨이 차는 증상, 심한 어지럼, 식은땀, 의식이 흐려지거나 쓰러질 듯한 느낌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 도움을 받아야 한다. 빠른 맥박과 혼란, 실신은 심한 탈수나 열사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증상이 생기면 우선 냉방이 되는 곳으로 이동해 활동을 멈추고 몸을 식히는 것이 좋다. 의식이 또렷하고 수분 섭취에 제한을 받은 상태가 아니라면 물을 조금씩 마시되, 심장이나 콩팥 질환으로 수분량을 조절 중이라면 임의로 과음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두근거림이 시작된 시각과 지속 시간, 당시 기온과 활동, 카페인·술·복용약, 맥박의 규칙성을 기록하면 원인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된다. 폭염 속 심계항진은 흔한 생리 반응일 수 있지만, 반복되거나 불규칙하고 다른 증상까지 겹친다면 부정맥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