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당과 과당은 같은 양을 섭취했을 때 비슷한 열량을 제공하지만 뇌가 받아들이는 방식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2026년 7월 14일 과당과 포도당이 생쥐의 허기 조절 신경세포와 음식 선호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 결과는 6월 10일 국제학술지 뉴런에 발표됐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시상하부에 있는 AgRP 신경세포다. 이 신경세포의 활동이 높아지면 배고픔이 강해지고, 음식을 먹어 에너지가 들어오면 활동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같은 열량을 내는 영양소라면 이 세포의 활동도 비슷하게 억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험 결과는 달랐다.
생쥐가 포도당을 섭취했을 때 AgRP 신경세포의 활동은 과당을 섭취했을 때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과당과 포도당이 섞인 고과당 옥수수시럽도 과당만 섭취한 경우보다 신경세포의 활동을 강하게 억제했다. 다만 포도당과 과당이 단시간 동안 실제 먹는 양을 줄이는 정도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차이는 음식 선호에서 확인됐다. 생쥐는 과당만 들어간 용액보다 포도당 또는 고과당 옥수수시럽이 들어간 용액을 더 선호했다. 연구진은 포도당이 허기 관련 신경세포를 더 강하게 억제하는 반응이 음식 선택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열량만으로는 특정 당류가 식욕과 선호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장과 뇌가 신호를 주고받는 경로도 달랐다. 과당은 소화기관과 뇌를 연결하는 미주신경의 특정 세포를 통해 AgRP 신경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포도당과 관련된 신호는 미주신경을 차단한 뒤에도 허기 신경세포의 활동을 줄였으며, 연구진은 척수를 거치는 다른 경로가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과당은 무조건 나쁘고 포도당은 좋다는 결론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실험은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인간의 식사환경은 단일 당류 용액보다 훨씬 복잡하다. 과일에 들어 있는 과당은 식이섬유와 수분, 비타민 등과 함께 섭취되지만 가공식품의 첨가당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먹기 쉽다는 차이도 있다.
실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당류 하나를 골라 먹는 것이 아니라 전체 첨가당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다. 탄산음료와 가당 커피, 과자, 시럽류는 포도당과 과당, 설탕이 여러 형태로 혼합돼 있을 수 있다. 제품에 적힌 총 당류와 1회 섭취량을 함께 확인하고 물과 무가당 음료를 기본으로 선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비슷한 영양소라도 뇌에 전달되는 신호경로와 음식 선호에 미치는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축적되면 첨가당의 종류가 식욕과 비만 위험, 음식 선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과는 당류를 열량표의 숫자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동물실험 단계의 기전을 곧바로 체중 감량법이나 식품 선택 지침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현재로서는 단맛이 강한 가공식품을 줄이고 자연식품을 중심으로 균형 있게 섭취하는 기존 원칙이 가장 현실적인 관리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