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과 점심 식사 뒤 마시는 커피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생활 습관이 됐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 가장 궁금한 점은 심장 건강에 해롭지 않은 적정량이다. 미국심장협회가 7월 20일 발표한 과학적 성명에 따르면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은 하루 카페인 400mg 이하, 일반적인 블랙커피 기준 약 3∼5잔까지는 심혈관 위험을 높이지 않는 범위로 평가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적당한 커피 섭취가 심장질환과 뇌졸중, 심부전,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결과도 확인됐다.

다만 5잔이라는 숫자를 모든 커피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협회가 제시한 한 잔은 약 230㎖의 일반 드립커피를 기준으로 한다. 국내 카페의 아메리카노는 원두와 샷 수, 추출 방식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차와 초콜릿, 탄산음료, 감기약이나 두통약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까지 하루 총량에 포함해야 한다.

커피의 잠재적 이점이 카페인만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원두에 들어 있는 여러 생리활성 성분의 항산화·항염 작용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관련 연구의 상당수는 관찰연구여서 인과관계를 확정하기 어렵다. 커피를 마시지 않던 사람이 심장 건강을 위해 일부러 시작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같은 커피라도 무엇을 넣는지에 따라 건강 영향은 달라진다. 설탕과 시럽, 휘핑크림이 많이 들어간 음료는 당류와 열량 섭취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커피 자체보다 매일 반복되는 첨가물이 체중과 혈당 관리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단맛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작은 용량을 고르는 편이 현실적이다.

추출 방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에스프레소와 프렌치프레스, 끓인 커피처럼 종이 필터를 거치지 않은 커피에는 카페스톨이라는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을 수 있다. 이 성분은 LDL 콜레스테롤 상승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상지질혈증이 있거나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종이 필터로 내린 커피나 인스턴트커피를 선택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커피와 에너지음료도 구분해야 한다. 고카페인 에너지음료와 농축형 제품은 짧은 시간에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게 만들어 혈압 상승과 불규칙한 심장박동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운동 전 각성을 위해 여러 제품을 함께 먹거나 커피와 에너지음료를 연이어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에 대한 반응은 유전적 특성과 나이, 복용약, 기저질환, 평소 섭취 습관에 따라 다르다. 적은 양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이 떨리고 불안감, 속 쓰림, 수면장애가 생긴다면 일반적인 허용량보다 적게 마셔야 한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때문에 잠드는 시간이 밀린다면 디카페인으로 바꾸거나 마지막 섭취 시간을 앞당기는 편이 낫다.

커피의 건강 기준은 몇 잔을 마셨는지보다 하루 총 카페인량과 첨가물, 마신 시간, 몸의 반응을 함께 보는 데 있다. 400mg은 목표량이 아니라 대부분의 성인에게 제시된 상한선에 가깝다. 숫자를 채우기보다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고 밤잠을 방해하지 않는 자신의 섭취량을 찾는 것이 건강한 커피 습관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