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떨어졌던 세계 아동 예방접종률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홍역을 비롯한 감염병 유행을 막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가 2026년 7월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영아의 90%가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을 한 차례 이상 접종했고, 85%가 세 차례 접종을 완료했다. 전년보다 각각 1%포인트 높아졌지만 2019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백신을 한 번도 맞지 못한 이른바 제로도스 아동은 약 1350만 명으로 추산됐다. 전년보다 약 75만 명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많은 아이가 생후 첫해에 기본 예방접종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분쟁과 이주, 빈곤, 의료인력 부족이 겹친 지역에 무접종 아동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첫 번째 접종을 시작한 뒤 전체 일정을 마치지 못하는 아동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 1차 접종을 받았지만 첫 홍역 백신까지 이어가지 못한 영아는 730만 명으로 추정됐다. 보호자가 첫 접종을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예방이 끝났다고 생각하거나, 이사와 질병, 일정 변경으로 다음 접종 시기를 놓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홍역은 감염력이 매우 높아 지역사회 유행을 막으려면 약 95%의 높은 접종률이 필요하다. 그러나 2025년 기준 전 세계 홍역 백신 1차 접종률은 84%, 2차 접종률은 77%에 그쳤다. 그 결과 57개국에서 규모가 크거나 일상적인 방역체계를 흔드는 홍역 유행이 보고됐다.

예방접종률이 평균적으로 높더라도 특정 지역이나 연령대에 미접종자가 몰려 있으면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 해외여행과 국제교류가 활발한 환경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감염된 사람이 귀국한 뒤 학교나 어린이집, 의료기관을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홍역은 발열과 기침, 콧물, 결막 충혈 이후 발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초기에는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국내 보호자는 세계 평균 수치에 불안해하기보다 자녀의 예방접종 기록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예방접종도우미나 아기수첩을 통해 백신 종류별 접종 횟수와 다음 일정을 확인하고, 접종이 늦어졌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대부분의 예방접종은 일정이 지연됐더라도 이전 접종을 모두 무효로 보지 않고 남은 횟수를 이어가는 방식이 가능하다.

가벼운 콧물이나 미열이 있다는 이유로 접종을 장기간 미루는 경우도 있다. 실제 접종 가능 여부는 증상의 정도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보호자가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접종기관에 문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만성질환이나 면역저하가 있는 아이는 백신 종류와 접종 시기를 개별적으로 조정해야 할 수 있다.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불신 역시 접종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인터넷 게시물이나 개인 경험만으로 부작용 위험을 판단하면 실제 감염병이 초래할 수 있는 폐렴과 뇌염, 입원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 이상반응 가능성과 접종의 이익은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예방접종의 효과는 한 번의 주사보다 정해진 일정이 완성될 때 높아진다. 아이가 어릴 때 접종을 시작했더라도 추가 접종과 2차 접종이 누락되지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 전 세계 접종률의 더딘 회복은 감염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접종 공백을 따라 다시 돌아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