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물그릇이 가까이 있어도 충분한 양을 마시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막 환경에서 적은 수분으로도 생존하도록 진화한 특성 때문에 갈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실내 온도가 높거나 구토와 설사가 이어지고, 식사량까지 줄어들면 체내 수분이 빠르게 부족해질 수 있다.
탈수는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고양이가 탈수되면 평소보다 축 늘어지고 식욕이 떨어지며, 잇몸이 마르거나 끈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상태가 심해지면 눈이 움푹 들어가 보이거나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다. 코넬대학교 고양이건강센터도 무기력과 쇠약, 식욕 부진, 건조한 점막을 고양이 탈수의 주요 신호로 설명한다.
보호자가 흔히 사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목덜미 피부를 살짝 들어 올렸다가 돌아오는 속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피부가 천천히 내려오면 탈수를 의심할 수 있지만, 노령묘나 비만한 고양이는 피부 탄력이 달라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가정에서의 확인은 참고에 그쳐야 하며, 증상이 뚜렷하다면 동물병원에서 잇몸 상태와 혈액순환, 체중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고양이가 물을 적게 마시는 이유는 단순히 갈증을 덜 느껴서만은 아니다. 물그릇이 화장실이나 사료 바로 옆에 있거나, 그릇이 좁아 수염이 계속 닿는 경우 물을 피하기도 한다. 오래된 물의 냄새와 미끈한 오염막, 다른 반려동물과의 경쟁도 음수량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물을 여러 장소에 나눠 두고 매일 신선하게 교체하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넓고 얕은 도자기나 스테인리스 그릇을 사용하고, 고양이가 흐르는 물을 선호한다면 음수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국제고양이관리기구는 집 안 여러 곳에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고양이의 선호에 맞는 그릇과 급수 방식을 찾도록 권고한다.
습식사료는 식사를 통해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건사료만 먹던 고양이에게 갑자기 식단을 전부 바꾸기보다는 기존 사료와 섞어 서서히 적응시키는 것이 좋다. 특정 질환으로 처방식을 먹고 있거나 비만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의사와 급여량을 상의해야 한다.
반대로 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는 변화도 놓치면 안 된다. 물그릇이 빠르게 비고 소변 덩어리가 커지면서 체중 감소나 식욕 변화가 동반된다면 만성신장질환과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원인일 수 있다. 국제고양이관리기구는 평소보다 음수량이 증가한 고양이는 수의사의 평가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노령묘는 신장 기능 저하와 여러 만성질환으로 수분 균형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고양이에게 탈수는 임상 증상을 악화시키고 신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어 깨끗한 물과 습식 처방식 등으로 수분 섭취를 유지하는 관리가 중요하다.
고양이가 물그릇 옆에 누워 있다고 해서 반드시 탈수라는 의미는 아니다. 시원한 바닥이나 익숙한 장소를 찾아 쉬는 행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물을 거의 마시지 않으면서 식욕과 활력이 떨어지고, 구토·설사 또는 소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더위로 넘겨서는 안 된다. 평소의 음수와 배뇨 패턴을 관찰하고 변화가 지속되면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