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도 평소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한낮에 걷거나 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기온과 습도가 함께 오르면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혈관을 확장하고 심박수를 높인다. 땀으로 수분까지 빠져나가면 심장은 줄어든 혈액량을 보완하기 위해 더 많은 부담을 떠안게 된다. 평소 건강한 사람도 어지럼증과 탈진을 겪을 수 있으며 심혈관질환자와 고령자는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이 2026년 공개한 폭염 건강영향 분석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폭염중대경보 수준인 38도에 이르면 전체 사망위험은 1.16배,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1.14배로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전체 사망위험이 19%,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14%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더위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심장과 혈관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유럽심장학회가 소개한 폴란드 지역 연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약 800만 명의 의료자료를 분석한 결과 폭염이 발생한 당일 심혈관·뇌혈관 주요 사건은 7.5%, 심혈관 사망은 9.5% 증가했다. 대기오염까지 겹치면 위험이 더 커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다만 특정 지역의 관찰자료이므로 국내 개인에게 같은 비율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폭염이 예보된 날에는 운동 강도보다 시간과 환경을 먼저 바꿔야 한다. 한낮 야외운동은 미루고 냉방이 가능한 실내에서 가볍게 움직이는 편이 안전하다. 이른 아침이라도 밤새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은 열대야 다음 날에는 몸에 열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체감온도와 습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평소보다 속도를 낮추고 운동 시간을 줄이며, 그늘에서 자주 쉬는 방식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갈증이 없더라도 물은 조금씩 자주 마셔야 한다. 다만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받는 사람은 일반적인 물 섭취 권고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의료진과 적정량을 상의해야 한다. 운동 뒤 한꺼번에 많은 물을 들이켜는 방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복용약 관리도 중요하다. 이뇨제와 일부 약물은 더운 환경에서 체온조절이나 수분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폭염이 왔다고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면 혈압과 심장 상태가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게 복용 계획을 미리 상담하되 약은 임의로 끊지 말 것을 권고한다.
운동 중 두통과 어지럼증, 메스꺼움, 근육경련, 극심한 피로가 나타나면 즉시 멈추고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가슴이 조이거나 숨이 비정상적으로 차고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에는 단순한 더위로 넘기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폭염 속 건강관리는 운동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안전한 방식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더운 날에는 운동량을 채우는 것보다 체온과 심장 부담을 낮추는 선택이 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