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국이나 찌개를 거의 먹지 않아 자신은 짜게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나트륨은 소금통에서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빵과 시리얼, 햄, 치즈, 소스, 즉석식품처럼 짠맛이 강하지 않은 가공식품에도 상당량 포함될 수 있어 하루 전체 섭취량을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개정한 나트륨 저감 정책 자료에서 전 세계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권고 기준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성인의 권고 상한은 하루 나트륨 2000mg으로, 소금 약 5g 또는 작은 티스푼 한 개 정도에 해당한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높이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키우는 주요 식생활 요인으로 평가된다. 2023년에는 높은 나트륨 섭취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약 17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개인이 조리할 때 넣는 소금만 줄여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는 포장식품과 외식, 길거리 음식에 나트륨이 이미 포함돼 있어 소비자가 혼자 조절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식품별 나트륨 상한 설정과 전면 영양표시, 공공급식 관리 등 식품 환경 자체를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심장협회도 2026년 심혈관 건강을 위한 식사지침에서 나트륨이 적은 식품을 고르고 조리할 때 소금 사용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초가공식품에는 나트륨이 많은 경우가 흔하므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생선처럼 가공이 적은 식품을 중심으로 식사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제시했다.

장보기에서는 제품 앞면의 담백한 맛이나 건강한 이미지보다 뒷면의 영양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나트륨 함량은 1회 제공량이 아니라 실제로 먹는 양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한 봉지 전체를 먹으면서 표시된 1회 제공량만 확인하면 실제 섭취량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 같은 종류의 식품이라도 제품마다 함량 차이가 있어 여러 제품을 비교한 뒤 선택하는 편이 좋다.

외식할 때는 국물과 소스를 따로 요청하고, 면 요리의 국물을 남기며, 젓갈과 장아찌 같은 짠 반찬은 양을 줄이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소금 대신 후추와 마늘, 식초, 레몬즙, 허브처럼 향과 산미를 활용하면 맛을 유지하면서 나트륨을 줄일 수 있다. 가정에서는 가공식품을 매 끼니 먹기보다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반찬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칼륨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콩류를 충분히 먹는 식사도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만성콩팥병이 있거나 칼륨 배출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저나트륨 소금이나 칼륨 보충제를 임의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제품을 바꾸기 전 의료진과 개인의 신장 기능과 복용약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나트륨 관리는 음식을 싱겁게 느끼도록 참는 일이 아니라 숨어 있는 섭취원을 찾아 식사 전체를 바꾸는 과정이다. 국물 한 그릇만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빵과 소스, 가공육, 간편식의 영양표시를 살피는 습관이 혈압과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