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수영장 이용과 야외활동이 늘면서 눈이 붉어지거나 가렵고 따가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단순히 피곤해서 생긴 충혈로 생각하기 쉽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감염성 결막염부터 알레르기 반응, 염소와 자외선 같은 자극 요인까지 원인이 다양해 증상의 양상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결막염은 눈꺼풀 안쪽과 눈의 흰자 표면을 덮고 있는 결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대표적인 증상은 눈 충혈과 이물감, 눈물, 분비물, 눈꺼풀 부종이다. 원인은 바이러스와 세균, 알레르기 물질이 가장 흔하며 콘택트렌즈 착용이나 화학물질, 먼지와 연기 같은 자극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가려움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양쪽 눈이 동시에 붉고 눈물이 나며, 재채기나 콧물, 코 가려움 같은 알레르기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특정 계절이나 장소에서 반복되고 끈적한 고름성 분비물보다 맑은 눈물이 많다면 알레르기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눈이 화끈거리거나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과 함께 맑은 눈물이 흐르는 양상이 흔하다. 한쪽 눈에서 시작해 며칠 사이 반대쪽으로 번질 수 있으며, 감기와 비슷한 콧물이나 인후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아데노바이러스는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관리가 적절하지 않은 수영장에서는 집단 발생 위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성 결막염에서는 노란색이나 녹색을 띠는 끈적한 분비물이 나타나고, 아침에 눈곱 때문에 눈꺼풀이 붙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다. 다만 증상만으로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을 정확히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어 분비물이 심하거나 충혈이 지속된다면 자가 판단으로 안약을 사용하기보다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영 후 눈이 잠시 따갑고 충혈되는 것은 소독 성분이나 물속 자극물질 때문일 수도 있다. 이때 눈을 반복해서 비비면 각막 표면에 상처가 생기거나 손에 묻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눈으로 옮겨질 수 있다. 수영장에서는 물안경을 착용하고,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깨끗한 물로 얼굴과 눈 주변을 씻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수영하는 행동은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결막염이 의심되면 손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눈을 만지기 전후에는 비누로 손을 씻고, 수건과 베개, 화장품, 안약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감염성 결막염은 손이나 오염된 물건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으므로 눈곱을 닦을 때는 깨끗한 일회용 거즈나 티슈를 사용하고 곧바로 버리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심하더라도 눈을 문지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차갑고 깨끗한 수건을 눈 위에 잠시 올려두면 불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전에 처방받고 남은 항생제 안약이나 스테로이드 안약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원인에 맞지 않는 약을 사용하면 증상 호전이 늦어지거나 각막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눈의 통증이 심하거나 빛을 보기 어렵고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부종이 나타난 경우에는 단순 결막염으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콘택트렌즈 착용자에게 충혈과 통증이 함께 나타나거나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에도 각막염 등 다른 안과질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여름철 눈 충혈은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양쪽 눈의 강한 가려움과 알레르기 증상이 동반되는지, 맑은 눈물이 많은지, 끈적한 분비물이 생기는지를 살펴보면 원인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통증과 시력 변화가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