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하지 않고 체중이 정상 범위인 젊은층에서도 지방간이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흔히 지방간은 잦은 음주나 비만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체형만으로 위험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간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대사 위험 요인이 동반된 상태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으로 부르며, 체질량지수가 높지 않은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정상 체중인데 지방간이 생기는 대표적인 배경은 내장지방이다. 팔과 다리가 가늘고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더라도 복부 안쪽에 지방이 몰려 있으면 혈액 속 유리지방산이 간으로 유입되기 쉽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이 제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면 간은 당을 지방으로 바꾸는 작용을 늘리고, 만들어진 중성지방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해 축적이 진행될 수 있다. 마른 지방간이 있는 사람에게서 혈당 조절 이상이나 높은 중성지방 수치가 함께 관찰되는 이유도 이와 관련된다.
식사량이 많지 않더라도 음료, 디저트, 과자, 배달 음식처럼 정제 탄수화물과 과당이 많은 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액상과당과 설탕은 포만감이 크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과잉 섭취하기 쉬우며, 남은 에너지는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된다. 끼니를 거른 뒤 늦은 밤 한꺼번에 먹는 습관이나 단백질과 채소가 부족한 식단도 혈당 변동을 키우고 지방 대사를 흐트러뜨릴 수 있다.
근육량 부족 역시 젊은층 지방간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근육은 식사로 들어온 포도당을 소비하는 기관인데, 활동량이 적고 오래 앉아 지내면 체중 변화가 크지 않아도 근육이 줄고 체지방 비율은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운동 없이 식사량만 급격히 줄이는 다이어트를 반복하면 근육 손실과 영양 불균형이 생겨 오히려 간의 지방 처리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심한 영양 부족이나 급격한 체중 감소도 지방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생활도 간과할 수 없다. 밤샘, 교대근무, 만성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식욕과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균형이 흔들리고 야식이나 단 음식 섭취가 늘기 쉽다. 여기에 지방 대사와 관련된 유전적 특성, 장내 미생물 구성, 일부 스테로이드나 호르몬제 복용 등이 겹치면 비만하지 않은 사람도 지방 축적에 취약해질 수 있다.
지방간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의 간 수치나 복부 초음파를 통해 우연히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 체중이라는 이유로 안심하기보다 허리둘레, 혈압, 공복혈당, 중성지방 수치와 생활 습관을 함께 살펴야 한다. 당이 든 음료와 야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에 근력운동을 병행하며, 무리한 절식보다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