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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은 그대로인데 허리둘레가 늘었다면, 복부비만부터 점검해야

미국 성인 복부비만율 24년간 48%에서 61%로 증가 체중계 숫자만 보지 말고 허리둘레·혈압·혈당 함께 확인해야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체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건강 상태도 그대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바지가 갑자기 끼거나 허리띠 구멍이 달라졌다면 체중계 숫자보다 먼저 복부지방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공개된 장기 분석에서는 성인과 청소년 모두에서 비만뿐 아니라 배 주변에 지방이 집중되는 복부비만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가 7월 7일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비만율은 1999년 30%에서 2023년 4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고도비만은 5%에서 10%로 두 배 증가했고, 복부비만은 48%에서 61%로 상승했다. 청소년에서도 전체 비만과 고도비만이 증가했으며 복부비만은 약 세 배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20년 넘는 변화를 살핀 결과다.

복부비만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배 안쪽 장기를 둘러싼 내장지방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인슐린 저항성이 커질 수 있고, 혈압과 중성지방, 공복혈당이 함께 상승하는 대사증후군 위험도 높아진다. 정상 체중으로 보이는 사람도 허리둘레가 크다면 대사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국내에서는 성인 남성의 허리둘레가 90㎝ 이상, 여성은 85㎝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판단한다. 측정할 때는 두꺼운 옷을 벗고 양발을 편안하게 벌린 상태에서 숨을 자연스럽게 내쉰 뒤, 갈비뼈 아래쪽과 골반 위쪽의 중간 지점을 줄자로 재는 것이 좋다. 배에 힘을 주거나 줄자를 피부 깊숙이 누르면 실제보다 작게 측정될 수 있다.

다만 허리둘레가 기준을 넘었다고 특정 질환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준보다 조금 작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가족력과 혈압, 공복혈당, 콜레스테롤, 흡연과 음주 습관을 함께 살펴야 개인의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최근 허리둘레가 빠르게 늘었거나 건강검진에서 혈압과 혈당이 함께 높게 나왔다면 생활습관 점검과 의료적 상담이 필요하다.

복부지방을 줄이기 위해 식사를 지나치게 거르거나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는 방식은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매 끼니 채소와 콩류, 통곡물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늘리고,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와 과자, 야식, 가공육의 섭취 빈도를 줄이는 편이 현실적이다. 세계보건기구도 건강한 식사의 기본으로 영양의 충분성, 균형, 절제, 다양성을 제시하며 가공이 적고 나트륨과 유리당이 적은 식품을 중심으로 먹을 것을 권고한다.

운동은 복근운동만 반복하기보다 빠르게 걷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활동에 스쿼트, 밴드운동 등 근력운동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 출퇴근이나 장보기, 계단 이용처럼 일상 속 움직임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걷거나 몸을 움직여 활동이 끊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허리둘레는 집에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건강 지표다. 매일 측정할 필요는 없지만 같은 시간과 같은 위치에서 한 달에 한두 번 기록하면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체중이 그대로여도 허리둘레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 몸속 지방의 분포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체중계 숫자 하나보다 허리둘레와 혈압, 혈당, 활동량을 함께 살피는 습관이 복부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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