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여행지의 감염병 유행 상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는 남미 지역을 항해한 크루즈선과 연관된 안데스형 한타바이러스 집단발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026년 7월 2일 기준 확진 12명과 추정 환자 1명을 포함해 모두 13명이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사망했다. 환자는 모두 해당 선박에 탑승했던 사람들로 확인됐다.
한타바이러스는 주로 감염된 설치류가 옮기는 바이러스다. 쥐의 소변이나 대변, 침으로 오염된 먼지를 들이마시거나 오염된 물건과 표면을 만질 때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창고와 농막, 별장, 캠핑장처럼 오랫동안 닫혀 있었거나 쥐의 흔적이 있는 공간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전 세계 한타바이러스는 크게 아메리카 지역에서 주로 보고되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과 아시아·유럽에서 나타나는 신증후군출혈열로 구분된다.
초기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감염 뒤 보통 1주에서 8주 사이에 발열과 두통, 심한 근육통,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폐증후군으로 진행하면 기침과 숨참이 빠르게 악화되고 폐에 체액이 차면서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저혈압과 출혈 경향,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노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고열과 호흡곤란을 함께 보인다면 신속한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한타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남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안데스형 바이러스는 예외적으로 밀접하고 장시간 접촉한 사람 사이에서 제한적인 전파가 보고됐다. 이번 크루즈선 집단발생에서도 선내에서 사람 간 전파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홍역처럼 쉽게 퍼지는 바이러스와 같은 전파 양상은 아니며, 세계보건기구는 모든 접촉자의 42일 추적이 끝날 때까지 추가 환자가 확인되지 않아 이번 집단발생은 통제됐고 더 이상의 관련 전파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예방의 핵심은 쥐와 배설물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오랫동안 닫힌 창고나 숙소에 들어갈 때는 먼저 문과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쥐의 배설물이 보인다면 빗자루로 쓸거나 진공청소기로 바로 빨아들이지 말고, 소독제를 충분히 뿌려 젖게 만든 뒤 장갑을 착용하고 닦아내는 편이 안전하다. 음식물은 밀폐용기에 보관하고 쓰레기를 방치하지 않으며, 벽과 문틈 등 쥐가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막는 관리도 필요하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을 완치하는 특정 약은 현재 없으며 호흡과 심장, 신장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보조적 의료 관리가 중요하다. 증상이 심해진 뒤에는 상태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으므로 최근 남미 지역을 여행했거나 쥐가 서식하는 환경을 청소한 뒤 고열과 근육통, 숨참이 나타났다면 여행지와 노출 상황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