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나 식사 후 즐겨 마시는 식혜는 전통 음료라는 친숙한 이미지 때문에 탄산음료보다 부담이 적다고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식혜는 밥알과 엿기름물로 만들고 단맛을 높이기 위해 설탕을 더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섭취에서는 당류가 적지 않은 음료가 될 수 있다. 제품과 조리법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포장 제품은 영양정보를 확인하고, 집에서 만든 식혜도 설탕 사용량과 한 번에 마시는 양을 살펴야 한다.

식혜가 곧바로 췌장 질환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다만 당이 많은 식혜를 빠르게 마시면 포도당이 짧은 시간에 흡수되면서 혈당이 오르고, 이를 낮추기 위해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한다. 이런 상황이 잦아지면 특히 비만, 당뇨병 전단계,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에게 혈당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식품안전나라는 당류를 단당류와 이당류의 합으로 설명하며 과잉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고, 질병관리청도 당뇨병 관리에서 설탕과 단순당 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다.

문제는 식혜가 음료라는 점이다. 씹는 과정 없이 목을 넘기기 쉬워 작은 컵 한 잔이 금세 여러 잔으로 늘 수 있고, 달지 않게 느껴져도 밥에서 나온 탄수화물과 첨가당이 함께 들어올 수 있다. 갈증 해소용으로 반복해 마시거나 떡, 한과, 약과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간식과 곁들이면 식후 혈당 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건강하게 즐기려면 식혜를 물처럼 마시지 않고 작은 잔에 덜어 천천히 섭취하는 편이 낫다. 시판 제품은 총내용량과 당류 표시를 함께 보고, 대용량 한 병을 한 번에 비우지 않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설탕을 줄이고 밥알의 양도 조절하며, 가능하면 식사 직후 습관적으로 마시기보다 섭취 횟수를 낮추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혈당이 높거나 당뇨병 약을 복용 중이라면 개인별 식사 계획에 맞춰 양을 정해야 한다. 전통 음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식으로 단정하기보다, 식혜도 당을 함유한 기호 음료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췌장과 혈당을 지키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