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모기 물림은 흔한 불편으로 여겨진다. 가렵고 붓는 정도로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모기는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 그중 일본뇌염은 국내에서도 매년 주의가 필요한 대표적인 모기 매개 감염병이다. 감염자 대부분은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지나가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하면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는 주로 작은빨간집모기 등 매개모기에 물리면서 사람에게 전파된다. 사람 간 일상 접촉으로 전파되는 감염병은 아니며, 감염된 모기에 물리는 것이 핵심 경로다. CDC도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감염된 모기에 물려 사람에게 전파되며, 아시아와 서태평양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예방의 핵심은 모기 물림을 줄이고, 필요한 경우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다.

일본뇌염이 무서운 이유는 감염 자체보다 중증으로 진행했을 때의 위험성이다. 대부분의 감염자는 증상이 없지만, 일부에서는 발열과 두통, 구토, 의식 변화, 경련,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염으로 진행하면 치료 후에도 인지장애, 운동장애, 경련 같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단순한 여름 감염병으로만 보기 어렵다. 특히 어린이와 고령층,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더 주의해야 한다.

예방접종은 일본뇌염 관리의 핵심이다. 국내에서는 국가예방접종 일정에 따라 소아를 대상으로 일본뇌염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예방접종 수첩을 확인해 기초접종과 추가접종이 빠지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접종 일정이 지연됐거나 이력이 불확실하다면 의료기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경우에도 방문 지역과 체류 기간, 활동 방식에 따라 일본뇌염 백신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

CDC는 일본뇌염 예방에서 모기 물림 차단과 함께 여행 전 백신 접종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한다. 특히 농촌 지역 장기 체류, 야외활동, 우기 여행, 돼지 축사나 논이 많은 지역 방문이 포함된다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일본뇌염 백신은 미국에서는 생후 2개월 이상 소아와 성인 여행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이 승인돼 있으며, 위험도가 높은 여행자는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생활 속 예방수칙도 중요하다. 모기가 많은 시간대에는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하고, 노출된 피부에는 허가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에서는 방충망을 점검하고, 문과 창문 틈으로 모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야외활동이 많은 아이는 귀가 후 모기 물린 부위와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모기 번식지를 줄이는 것도 예방의 기본이다. 화분 받침, 폐타이어, 양동이, 배수구, 장난감, 반려동물 물그릇처럼 물이 고일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모기 유충이 자라는 장소가 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집 주변의 고인 물을 주기적으로 비우고, 빗물이 고이는 물건을 정리해야 한다. 모기는 큰 웅덩이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적은 양의 고인 물에서도 번식할 수 있다.

일본뇌염을 의심해야 하는 신호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모기가 많은 지역에서 야외활동을 한 뒤 고열과 심한 두통, 구토, 의식 저하, 경련, 목 경직이 나타나면 단순 감기나 몸살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증상 발생 전 모기 노출 여부, 거주 지역, 여행 지역, 예방접종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다만 모기에 물렸다고 해서 모두 일본뇌염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모기 물림은 가려움과 국소 반응으로 끝난다. 중요한 것은 유행 시기와 지역에서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모기 물림을 줄이며, 중증 신경계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과도한 불안보다 기본 수칙을 꾸준히 지키는 태도가 필요하다.

일본뇌염은 예방 가능한 감염병이다. 모기가 많아지는 계절에는 아이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야외활동 시 기피제와 긴 옷을 활용하며, 집 주변 고인 물을 줄이는 습관이 중요하다. 여름철 건강관리는 더위와 식중독만 챙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모기 물림을 줄이고 예방접종을 확인하는 작은 실천이 가족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