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는 이름 때문에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 질환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고병원성 H5N1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뿐 아니라 고양이, 일부 포유류, 해양동물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반려묘는 H5N1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야생조류 접촉과 생식 급여를 줄이는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최근 호주에서도 H5N1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되며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주의가 커지고 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서호주와 남호주에서 H5N1 감염이 확인됐고, 당국은 야생동물과 반려동물 노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 내 반려동물의 전체 위험은 낮게 보면서도, 고양이는 감염된 새나 생고기, 비살균 우유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호주 야생동물 보건당국도 H5 조류인플루엔자가 2026년 6월 호주 본토에서 처음 확인됐다고 안내하고 있다. 의심되는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직접 만지지 말고, 멀리서 위치와 상태를 기록한 뒤 신고하라고 권고한다. 특히 아프거나 죽은 야생동물 주변에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려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감염 시 증상이 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FDA는 고양이와 개가 감염된 가금류나 소에서 나온 비살균 우유, 익히지 않은 고기, 날달걀, 생식 제품을 먹을 경우 H5N1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고양이는 H5N1 감염 시 중증 질환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

고양이에서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무기력, 식욕 저하, 발열, 호흡곤란, 눈곱이나 결막 증상, 콧물, 기침, 신경 이상 등이다. 비틀거리거나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경련이나 방향감각 이상이 보인다면 단순 감기처럼 넘겨서는 안 된다. 미국수의사회도 고양이 H5N1 감염과 관련해 생식, 비살균 우유, 덜 익힌 고기 섭취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호자가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은 반려묘를 실내에서 생활하게 하는 것이다. 외출하는 고양이는 야생조류 사체, 새 배설물, 오염된 흙과 물에 노출될 수 있다. 평소 마당이나 베란다, 옥상, 외부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던 고양이라면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지역이나 야생조류 폐사 소식이 있는 시기에는 출입을 제한하는 편이 안전하다.

반려견 산책도 관리가 필요하다. 개는 고양이보다 H5N1 중증 감염 보고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감염된 새나 사체를 물거나 냄새 맡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해변, 강변, 호수, 공원처럼 야생조류가 많은 곳에서는 목줄을 유지하고, 죽은 새나 병든 새가 보이면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책 후에는 발과 털에 묻은 오염물을 확인하고, 반려견이 사체를 물었거나 접촉했다면 동물병원에 상담하는 것이 좋다.

생식 급여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일부 보호자는 자연식이나 생식이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감염병 예방 관점에서는 익히지 않은 동물성 식품이 위험이 될 수 있다. CDC는 반려동물에게 생식 제품이나 비살균 우유를 먹이지 말고, 야생조류와 가금류, 젖소 등 감염 가능성이 있는 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안내한다.

가정에서 조류 사체를 발견했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맨손으로 만지거나 집 안으로 가져오지 말고, 지자체나 동물방역기관의 안내에 따라 신고해야 한다.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죽은 새를 호기심에 만지지 않도록 설명하고, 반려동물이 물고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야생동물 폐사체는 조류인플루엔자뿐 아니라 다른 병원체 노출 가능성도 있어 직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H5N1 소식이 나왔다고 해서 일상적인 반려동물 생활을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위험 접촉을 줄이는 것이다. 고양이는 실내에서 생활하게 하고, 반려견은 산책 중 사체와 야생조류 배설물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며, 생고기와 비살균 유제품 급여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노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사람과 동물, 야생생태계가 서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반려동물 보호자는 야생조류 폐사 소식을 단순한 자연 뉴스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산책 동선과 식이 습관, 실내외 생활 방식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반려묘와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는 첫 단계는 야생조류와의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고, 안전한 먹거리와 생활환경을 유지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