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아온 비만치료제를 중단할 경우, 체중이 빠르게 다시 늘고 개선됐던 심혈관·대사 건강 지표 역시 치료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 치료가 단기적인 체중 감소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건강 관리 수단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비만치료 관련 임상시험과 관찰연구 37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비만치료제 투여를 중단한 뒤 체중과 혈당, 혈압, 지질 수치 등 주요 건강 지표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다시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게재됐다.
분석 대상은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9천여 명으로, 평균 약 39주간 약물 치료를 받은 뒤 중단 후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비만치료제 중단 이후 체중 증가 속도는 월평균 0.4kg으로, 식이조절과 신체활동 중심의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중단했을 때보다 약 4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이 치료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 역시 평균 1.7년으로 예측돼, 비약물적 관리 중단 시보다 훨씬 짧았다.
체중 변화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치료 기간 동안 개선됐던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수축기 혈압,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관련 지표들도 약물 중단 후 1~1.4년 이내에 다시 나빠지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비만치료제가 체중과 대사 지표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체질 변화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한다고 해석했다.



